아베 내각 지지율, 42%로 올라
일본 정치권내 유력 차기주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장관이 독자 색깔 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2차 정권 출범 이후 4년 8개월간 외교수장을 지낸 그가 지난달 개각에서 집권 자민당 3역(정무조사회장)으로 이동한 뒤 내년 총재(총리)선거를 대비한 브랜드 만들기에 돌입한 것이다. 아베 총리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은 지금 자민당 내에서 그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의원과 양강을 형성하고 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노믹스’를 이을 경제정책을 검토하기 위한 특명위원회를 조만간 발족한다. 그는 지난 4일 야마나시(山梨)현 후리요시다(富士吉田)시에서 열린 자신의 파벌(의원 46명)연수회에서 “아베 총리를 확실히 지원하면서 다음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베 정권의 온건계승을 표방해 아베와 대척점에 선 이시바 의원과 차별화해 보폭을 넓히는 식이다. 지난달 개각때 기시다파 의원들이 대거 입각하는 등 낙마 위협을 느낀 아베 총리와 차기 대권밀약설이 나온 바 있다.
기시다는 그러면서도 아베 총리와의 차이점을 어필하고 있다. 최근 자주 입에 올리는 게 ‘지속가능성’이다. 파벌모임에서 그는 “평화의 지속가능성, 재정과 경제, 사회보장의 지속가능성은 물론 자민당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자신의 브랜드로 띄우고 있다. 특명위원회는 경제, 사회보장, 일하는 방식 개혁 등 분야별 중장기 정책비전을 검토하면서 측근 의원들로 채울 예정이다. 이른바 집권 정책 구상을 개시한 것이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이밖에 폭설대책위, 텔레워크추진위 등 당내 난립한 위원회를 통폐합시키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총리직속인 외교경제본부와 안보법제본부도 폐지하는 강수를 둬 일각에선 “입각에서 제외된 중진들이 머물 조직들을 없애면 총재선거때 이들의 적이 될 것”이란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내각 지지율은 11일 닛폰TV계열 NNN방송 여론조사에서 지난달보다 6.5%포인트 상승한 42.1%를 기록했다. 비(非)지지 응답이 41%로 4개월만에 지지의견이 다수를 점하게 됐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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