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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현장]‘전망 좋은 집’ 노출 논란, 곽현화에게 왜 ‘왜’를 묻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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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현장]‘전망 좋은 집’ 노출 논란, 곽현화에게 왜 ‘왜’를 묻나(종합)

입력
2017.09.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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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화이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전망좋은집' 포스터 제공
곽현화이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전망좋은집' 포스터 제공

배우 곽현화의 변호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적어도 의도는 꼭 실어 달라”고 요구했다. 곽현화와 이수성 감독의 논란은 그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감독과 배우 사이의 출연 계약 및 저작권에 대한 문제라는 것. 곽현화는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에 대해 대중들이 얼마나 무심한지에 대해, 그리고 영화계와 배우들의 권익 보호가 필요한 것에 대해 주장했다.

11일 오후 2시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웰빙센터에서 영화 ‘전망 좋은 집’ 배우 곽현화의 이수성 감독 무죄 판결과 관련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곽현화와 이은의 변호사, 정슬아 여성단체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곽현화에 따르면 그는 2012년 3월경 프로듀서로부터 촬영 계획과 시나리오를 받았고, 시나리오 상 있는 노출신 때문에 출연이 어렵다고 말을 했으나 프로듀서가 감독을 설득해서 빼는 것으로 협의를 봤다. 하지만 촬영일이 임박하자 감독은 문제의 장면을 촬영을 하자고 요구했고, 부담스러우면 일단 촬영해 놓고 편집본을 본 후에 빼달라고 하면 빼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편집본을 본 곽현화는 해당 장면이 필요해 보이지 않아서 빼달라고 한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의 극장판에는 곽현화의 요구로 노출신이 빠졌다. 하지만 이후 IPTV를 통해서는 감독판이라는 이름 하에 곽현화의 상반신 노출 장면이 포함돼 있다. 이를 문제 삼아 3년 동안 곽현화는 성폭력 범죄의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이수성 감독을 고소했으나 지난 8일 이수성 감독은 1심과 마찬가지로 2심에서도 무죄를 판결 받았다.

이날 곽현화는 그간 이수성 감독이 곽현화에게 직접 이야기하였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곽현화는 “어떻게 된 거냐. 동의도 없이 노출신 넣어서 배포하면 어떻게 하냐. 너무 답답하다. 어떤 상황인지”라고 끊임없이 묻지만 이수성 감독은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여러 번 오간 대화 끝에 감독은 “미안하다. 인정한다. 내 잘못이다. 내가 무릎 꿇고 빌겠다. 나도 힘들다. 왜 바보 같이 내가 그랬을까. 현화 씨가 너무 많이 도와줬는데 미안하다”라며 “내가 직접 한 게 아니라 제작사 대표가 한 것이다”라고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현화 씨에게 얘기해보자고 했는데 동의를 못 받았으니까 내 책임이다. 정말 죄송하다. 벌 달게 받겠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또 이날 현장에서는 촬영장에서 완강하게 찍지 않겠다고 거부를 하거나 문서화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고 곽현화는 “당시 나는 소속사도 없었던 데다가 첫 영화에 첫 계약서였다. 개그맨에서 연기자로서 거듭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첫 작품 감독님이었으니까 내가 강하게 얘기를 하고 문서로 남겨달라고 말하면 소위 ‘버릇없다’ ‘까탈스러운 배우’로 말이 돌까봐 걱정스러웠다. 밉보여서 나중에 영화에 안 써줄 까봐 영화 촬영 내내 그런 태도였다”라며 ‘을’이었던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감독님이 나를 설득한 것도 그 이유였다. ‘많은 스태프들을 데리고 다음에 다시 찍기 힘들기 때문에 지금 찍어야 한다’ ‘영화배우로서 자리매김하려면 힘들 것이다’ 라고 말을 했기” 때문에 곽현화도 거부하기 힘들었다는 것.

이에 이은의 변호사는 “피해자에게 왜 ‘왜’를 묻나. 가해자에게 ‘논란이 될 수 있었으면 찍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사람들은 직장과 같이 상하 권력이 있는 성폭력 사건에서도 ‘싫었으면 말하지 왜 피하지 않았냐’고 쉽게 말한다”라고 말했다.

변호사는 “오늘 우리가 녹취 파일 들려드린 이유는 이런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녹취 정도로는 보호가 안 되니까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라며 “가장 알아야 할 사람은 배우이고,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이다. 약속을 안 지켜서 어떤 것이 노출한다고 하더라도 보호받을 길이 없는 거다. 이 말은 NG컷에서 노출이 생겼을 때 메이킹으로 내보내도 된다는 말도 되지 않겠나”라고 영화계를 비롯해 대중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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