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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른 北 도발, 안보리 표결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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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른 北 도발, 안보리 표결이 고비

입력
2017.09.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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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9절 도발 대신 핵실험 자축연

안보리, 김정은 제재 등 금명 표걸

北 제재안 통과 땐 ICBM 발사할 듯

노동당 창건일 10월10일 2차 고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수소탄 시험 성공 기념 축하연에 김정은(가운데) 노동당 위원장과 발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10일 전했다. 김 위원장이 담배를 들고 부인 리설주(왼쪽)와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수소탄 시험 성공 기념 축하연에 김정은(가운데) 노동당 위원장과 발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10일 전했다. 김 위원장이 담배를 들고 부인 리설주(왼쪽)와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숨죽이고 지켜본 정권 수립 기념일(9일)에 북한은 도발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연쇄 도발 의지를 꺾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할 때까지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11일로 예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표결이 또 한 차례 고비로 거론되고 있다.

북한은 정권 수립 69주년인 9일 추가 도발을 감행하는 대신 6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며 내부 결속에 주력하는 분위기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 사설에서 핵 보유국으로서 국력이 커졌다며 “우리 식의 최첨단 주체무기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독려했고, 같은 날 대외 선전 매체들도 사설ㆍ논설을 통해 통일을 강조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핵실험에 참여한 핵 과학자ㆍ기술자들을 위한 축하 공연이 평양 인민극장에서 열렸다는 소식과 함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함께 등장하는 영상을 10일 공개했다. 공연 무대 배경으로 쓰인 영상에서는 북한 기술자 3명이 ‘수소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핵탄두 모양의 물체 옆에서 계기판으로 보이는 장치를 들여다보는 장면도 등장했다.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는 핵실험 직전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기 병기화 사업’ 현지 지도 사진 속 장구 모양의 핵탄두 추정 물체와 외형이 같았다.

하지만 도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1차 고비는 11일 예정된 유엔 안보리 회의다. 미국은 이날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만든 초안에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과 북한 섬유 제품 수출 금지뿐 아니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 정권 지도부 5명의 해외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라는 초강력 제재 방안이 포함됐다. 중국과 러시아가 난색을 보이고 있어 골격이 유지될지 미지수지만 지난달 초 채택된 결의(2371호)보다 훨씬 수위가 높으리란 것이 지배적 전망이다.

제재안이 통과되면 북한의 강력한 도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발 방식으로는 기술적으로 거의 완성됐다고 자타가 평가하는 핵탄두보다 아직 증명할 게 남은 운반체 시험이 유력하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각도를 틀어 사거리를 늘린 ICBM을 쏠 것 같다”고,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른바 ‘백두 혈통’인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 등이 제재 대상이 될 경우 도발은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연철 교수는 “정책 결정 구조가 경직적인 북한은 행동 대 행동 원칙이 확고한 데다 지도자가 제재를 받게 되면 자동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당장 행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창수 원장은 “핵 개발에 맞춰진 일정이 있는 만큼 중국ㆍ러시아ㆍ미국 등의 반응과 북미간 1.5트랙(반관반민) 접촉 결과 등을 살피다가 유엔 제재 내용을 빌미 삼아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전후 도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는 데 통상 한두 달 정도 걸려왔다는 점을 근거로 당분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유예할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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