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늘 산과 들에서 놀았어요. 그 즐거운 추억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었죠.”
서광희(52)해맑은어린이집 원장은 “나중에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숲교육을 공부해보니 어린 시절 숲에서 하던 놀이 속에 그런 교육 정신과 과정이 다 배어있었다”고 말했다. 특별한 사연이 있다. 그는 아들 귀한 집안에서 셋째 딸로 태어났다. 넷째는 아들이었다. 서 원장까지 딸딸 줄줄이 낳은 뒤에 얻은 귀한 아들이었던 까닭에, 할머니가 “엄마 젖 빼앗아 먹으면 안 된다”면서 “셋째를 외가가 있는 경남 의령에 보내라”는 엄명을 내렸다. 그 덕에 서 원장은 의령에서 들과 숲, 강을 만끽하면서 자랐다.
숲과의 인연은 직장생활에서도 계속됐다. 부산에서 가장 자연 친화적인 유치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유치원 부지가 16만㎡였다. 교실 건물이 숲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숲에 가서 노는 시간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돌멩이를 주워오면 그걸로 숫자 공부를 하고, 바닥에 누워서 한창 하늘을 쳐다보다가 그림 그리기 수업을 하는 식이었죠.”
부산대에서 유아교육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다시 숲교육을 만났다. 당시 교수로 있던 임재택 부산대 명예교수의 수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생태유아공동체에 발을 담갔다. 2012년에는 숲해설가 자격을 취득했다.
2014년에 어린이집을 열었다. 터를 잡을 때 숲과의 거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해맑은어린이집은 문수산이 코앞에 있는 곳이어서 차를 타지 않고도 숲으로 갈 수 있다.
“한 달에 2회씩 온종일 숲교육을 합니다. 아이들에 숲에서 실컷 놀도록 하고 싶어서요. 제가 어렸을 때처럼요.”
서 원장은 “아이들이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이 교육자로서 평생의 신념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큰 행사를 앞두고 있다. 울산광역시에서 ‘제6회 숲유치원ㆍ유아숲체험원 전국대회’가 열린다. (사)한국숲유치원협회 울산지회장을 맡고 있는 까닭에 행사를 앞두고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는 “이번 행사가 지역에 숲교육이 더욱 널리 보급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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