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8.1… 쓰나미 예고도
잠옷 차림시민들 거리로
멕시코 해안에서 규모 8.1의 강진이 발생해 주민 32명이 숨졌다. 멕시코 역사상 최악의 지진에 쓰나미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피해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7일 오후 11시50분(현지시간)쯤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의 소도시 피히히아판에서 남서쪽으로 87㎞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8.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70㎞이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진 규모를 8.2로 조정하며 “지난 한 세기 동안 멕시코에서 일어난 지진 중 가장 강력하다”고 발표했다. 첫 지진 후에도 인근 지점에서 180여차례 규모 4.2~7.2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건물 파손이 심각해 사망자 규모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진앙 인근인 오악사카주에서 가장 많은 23명, 치아파스주와 타바스코주에서 각각 7명, 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마누엘 벨라스코 치아파스 주지사는 “병원과 학교 건물 등이 무너지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피해 수습 중”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타바스코주에서 사망한 2명은 어린이인데, 이 중 한 명은 병원 입원 중 정전으로 산소호흡기가 작동을 멈추는 바람에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진원과 가까운 과테말라에서도 1명이 희생됐다고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이 밝혔다.
역대급 강진에 멕시코 전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하히아판에서 1,000여㎞ 떨어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도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멕시코시티공항은 유리창 파손 등 피해를 입었다. 치아파스주 서쪽의 오악사카주에서는 시청과 호텔 유리창이 산산조각 났다. 피해가 집중된 치아파스주는 멕시코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곳 주민 고나잘로 세군도는 “유리잔과 가구 등 모든 것이 부서졌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그 외 도시 역시 자정 가까운 시간에 지진이 닥치면서 잠옷 차림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진 직후 쓰나미 예고도 이어져 일대가 두려움에 휩싸였다. 미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멕시코 해안에서 지진 발생 시간으로부터 3시간 이내에 높이 3m 이상의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일 오전 멕시코 해안에서 최고 1m 높이의 쓰나미가 확인됐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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