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까지 4연패로 분위기가 처진 김기태 KIA 감독은 “지금까지 해 준 것만 해도 잘 했다”며 선수들을 감싸 안았다. 푸근한 김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선수들의 자존심을 다시 일깨웠다. KIA는 8일 광주 한화전에서 9-5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천신만고 끝에 소중한 1승을 추가했다.
이날도 어렵던 경기를 풀어낸 해결사는 안치홍이었다. 6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안치홍은 5-5로 맞선 7회말 2사 만루에서 한화 불펜 송창식의 시속 142㎞ 짜리 직구를 받아 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개인 통산 2호 만루홈런이다.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운 KIA는 5회까지 4-1로 앞서 모처럼 편하게 이기는 듯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6회초 1사 1ㆍ3루에서 악송구로 실점하며 위기를 자초한 뒤 김원석에게 우월 역전 3점포를 얻어맞았다. 팀은 물론 자신도 패전 위기에 몰렸다가 안치홍의 한 방으로 한숨을 돌렸다. 양현종은 7이닝 6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17승 이후 네 번째 등판 끝에 시즌 18승(5패)을 올려 팀 동료 헥터 노에시(17승3패)를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에도 2승만 남겨 놓았다.
NC는 창원에서 SK를 4-2로 꺾고 2위 두산과 플레이오프 직행 싸움을 이어갔다. NC 선발 장현식은 7이닝을 7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 시즌 8승(8패)째를 챙겼다. 갈길 바쁜 SK는 최정의 연타석 홈런이 터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도움이 이뤄지지 않아 뼈아픈 연패를 당했다. 최정은 0-1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우완 선발 장현식을 공략해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41호 홈런으로 시즌 100타점을 채운 최정은 지난해(40홈런ㆍ106타점)에 이어 2년 연속 30홈런ㆍ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개인 처음으로 40홈런을 친 최정은 이 홈런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새로 썼다. 최정은 1-1로 맞선 6회 장현식을 상대로 다시 좌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개인 통산 13번째 연타석 홈런이다. 41호, 42호 아치를 잇따라 쏘아 올린 최정은 홈런 2위 윌린 로사리오(34개ㆍ한화)와 격차를 8개로 벌리며 홈런왕 2연패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2-2로 맞선 8회말 나온 허경민의 스퀴즈 번트에 힘입어 kt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는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평균자책점을 3.14에서 3.08로 낮추고 이 부문 1위에 복귀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삼성을 6-5로 꺾고 시즌 70승(2무58패)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과 올 시즌 상대 전적은 7승1무8패로 마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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