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한국대사관은 8일 우리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로 임시 배치한 데 대해 막말 비난을 퍼부은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측에 공식 서한을 보내 항의했다.
대사관은 서한에서 “신문사가 다양한 시각과 논리를 개진하는 것은 마땅히 보장돼야 할 언론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책임있는 언론이라면 의견을 개진하면서 격식과 품위가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사관은 특히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를 예로 들며 비아냥거리는 등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양국 우호와 국민정서에 상처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사설을 통해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 “사드 배치를 완료하는 순간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사이에 놓인 개구리밥 신세가 될 것”,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한 기도나 하라” 등 도를 넘어선 수준 이하의 표현을 사용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음식 문화나 종교 문화를 비하하는 표현은 건전한 비판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이런 잘못된 방식의 비판은 양국 우호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해당 언론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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