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핵실험 후 처음… 외교고립 가속
아세안도 태도 바꿔 강경 비판 비판 성명

멕시코 정부가 7일(현지시간)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항의 조치로 김형길 멕시코 주재 북한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72시간 내 멕시코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핵실험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고강도 대북제재 결의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에 이어 북한에 대한 외교적인 고립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핵실험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해치고, 아시아 지역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에 대한 위협을 가중시킨다"며 “멕시코 정부는 이런 행위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추방 이유를 밝혔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멕시코가 외국 대사를 추방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며, 유엔 회원국 가운데 지난 3일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 대사 추방결정을 내린 첫 사례”라고 말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3월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당시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를 역시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한 적이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은 자국 대사가 수교국에 의해 강제 추방당하는 외교적 수치를 두 차례나 겪은 셈이다.
전통적으로 북한에 우호적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도 북한 핵실험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개탄하며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장관들은 “이는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재차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세안 관계자는 “처음으로 ‘개탄’이라는 단어를 썼다”며 “북한에 대한 아세안의 태도가 강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2000년부터 북한에서 진행해 온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문화원 대변인실은 6일 미국의소리(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 및 핵실험에 따른 영국 정부의 여행자제 권고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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