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강타, 사망자 등 인명피해 속출
주말쯤 美 상륙… 플로리다 20만명 대피
역대 최강 허리케인 ‘어마’가 카리브해 일대를 강타하면서 대규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섬 전체의 90%가 쑥대밭으로 변했고, 수십만명이 미리 대피하는 등 어마는 무시무시한 위력으로 미국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허리케인 센터(NHC)에 따르면 어마는 이날 오전 푸에르토리코 북쪽 해상에서 시속 29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서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전히 허리케인 풍속 기준 최고 수준인 5등급을 유지해 맹렬한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 상태다.
특히 어마의 이동 경로에 포함된 카리브해 북동부 섬들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기반시설이 파괴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분점하고 있는 카리브해 생마르탱섬에서는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다쳤다. 영국령 앙퀼라 섬에서도 1명이 숨졌다. 최종 집계가 나오면 사상자 수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마르탱의 공항과 항구는 파손돼 접근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정전으로 100만명 이상이 밤새 암흑에 갇혔다. 앞서 어마가 휩쓸고 지나간 바부다섬은 전체 주민 1,800명 중 절반이 집을 잃었으며, 건물 90%가 무너져 내렸다. NHC는 “어마는 앞으로 이틀간 4,5등급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8일 오후쯤 쿠바 인근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어마는 주말인 9,10일쯤 위력이 4등급으로 다소 주춤해지겠지만 미국(플로리다주)에 본격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의 카를로스 히메네스 시장은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해안 거주지를 A∼C 구역으로 나눠 4개 카운티에 주민 대피령을 전격 발령했다. 대피에 나선 해안지역 주민은 최소 20만명에서 최대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언론은 마이애미-데이드 해안을 따라 놓인 US 1번 도로에 길게 늘어 선 차량 행렬 소식과 대형 마트의 생필품 품귀 현상 등 급박한 상황을 시시각각 전하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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