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 대책 후 첫 강남권 분양
정부 추가 대책 무색
보유세 카드 꺼내나
8ㆍ2 대책 이후 처음으로 강남권에서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가 1순위 청약에서 올해 서울지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평형은 무려 510대1로 청약 광풍을 연출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2억~3억원 저렴해지면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너도나도 청약에 나선 결과다.
7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신반포센트럴자이는 98가구 모집에 1만6,472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1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서울 최고 기록이었던 신길센트럴자이의 평균 경쟁률 57대1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평형별 최고 경쟁률은 5가구 모집에 2,550명이 청약을 신청한 59C타입으로 510대1을 기록했다. 59A타입과 84C타입도 각각 291대1과 243대1로 높은 인기를 보였다.
신반포센트럴자이는 지난 6일 진행된 특별공급이 100% 소진되며 일찌감치 인기를 예고했다. 44가구 모집에 449명이 신청해 평균 10대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된 것이다. 서울에서 기관추천, 다자녀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이 전 주택형 마감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청약 흥행은 교통ㆍ교육ㆍ생활 인프라가 좋은 강남권 새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욕구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8ㆍ2 대책에 이어 한달만에 다시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 대책을 발표하며 강남 집값을 잡으려 했지만 결국 실수요자들의 힘을 누를 순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청약 열기는 ‘낮은 분양가’도 크게 작용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분양가가 당초보다 3.3㎡당 500만원 가량 떨어진 평균 4,250만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용면적 84㎡는 분양가가 15억5,660만원으로 결정됐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센트럴자이 예정지 인근 신반포 자이 84㎡는 지난달 18억4,653만원에 거래됐다. 당첨만 되면 단순 시세 차익만 3억원이 가능한 셈이다.
이후에도 강남권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로또 청약’ 광풍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예고한 가운데 10월에만 강동구 고덕 아트레온과 송파구 e편한세상 거여 센트럴파크가 분양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12월에는 서초구 우성1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서초 우성1래미안 분양도 예정돼 있다.
이날 지방 대도시에서도 청약 열기가 이어졌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암동에 공급되는 ‘협성휴포레 부산 시티즌파크’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389가구 모집에 1,178명이 몰려 평균 3.0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청약 광풍이 연출됨에 따라 향후 추가 대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약 당첨만 되면 수억원을 벌 수 있는데다 전매를 제한해도 강남권은 몇 년 지나면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른다는 인식이 강해 사람들이 몰린 것”이라며 “정부가 종부세 위주의 보유세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5주 연속 하락세이지만 낙폭은 지난주(-0.03%)보다 다소 축소됐다. 특히 지난주 0.04% 하락했던 송파구는 이번 주 0.03%로 상승 전환했다. 영등포구도 5주 연속 하락했다가 이번에는 0.01% 올랐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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