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이후에도 증인 심문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추석 명절 이후에도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구속기간 만료인 다음달 17일 이전에 1심 선고가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김세윤)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10일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이 증거(조서ㆍ진술서 등)에 동의하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다. 재판부는 앞서 “검찰이 신청한 이 전 경호관 등 증인과 관련된 증거를 동의해줄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증인신청을 철회하는 게 맞다”고 맞섰다. 양측 입장이 조율되지 않아 재판부는 이 전 경호관 등의 증인신문 기일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재판부가 다음달 10일 재판 일정을 고지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 구속기간 만료 시한(10월 17일) 내에 재판이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통상 결심 재판을 진행한 뒤 2주 후 선고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 전 경호관 등의 증인신문 이후에 결심 공판이 잡히더라도 선고공판은 구속기간 만료일인 10월17일 이후 열리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자유의 몸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형사소송법(92조)은 1심에서 피고인을 구속해 재판할 수 있는 기간을 최장 6개월로 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17일 기소됐다. 국정농단에 연루돼 구속된 피고인 중 유일하게 재판 도중 풀려나는 사례가 되는 것으로 재판부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법원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적힌 범죄사실이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모두 기재된 건 아니다”며 “공소장에 기재된 다른 범죄사실을 토대로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최근 검찰이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신속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예정된 증인신문이 과감히 생략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열린 재판에서 이미 신청했던 증인 95명을 대거 철회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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