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청서도 100여명이 참가
발언권 독점하며 의견수렴 방해
7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전북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를 찾은 사람들이 토론회장 앞에서 동성애와 다문화 등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주=뉴스1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진행중인 전국 순회 국민대토론회가 동성애ㆍ동성혼 반대 단체의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토론장마다 동성애 반대 피켓과 구호가 등장하고 방청석 토론시간에는 관련 단체 회원들이 발언권을 독점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민주적인 의견수렴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부산에서 열린 첫 대토론회를 시작으로 7일 전북도청에서 네 번째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보수 기독교 단체의 항의성 시위가 이어지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반복됐다. 이날도 기독교 단체 회원 100여명이 전북도청 앞에서 개헌 중단과 동성애 합법화 반대 등을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토론회가 시작되자 토론회장인 전북도청 4층 대회의실을 찾아가 단체로 방청석을 차지하려다 제지를 당하는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된다”는 헌법 문구에서 ‘양성’이 빠지면 동성혼 합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동성혼에 대해선 선진국도 합법화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토론조차 못하게 하는 태도는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헌특위 관계자는 “손을 들면 발언권을 주는 게 원칙인데 기독교 단체가 방청석 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대부분 의견이 동성애 문제에 집중되고 상황”이라며 “특정 단체가 동성애 이슈를 정치 쟁점화 시키면서 개헌특위 소속 여당 의원들에게는 수천 통의 항의성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개 행사인 데다 특정 단체의 참석이나 의견개진을 제어할 수도 없어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개헌특위는 국민대토론회 이후 세대, 지역, 성별을 아우르는 국민대표 5,000명을 선별해 지역별로 원탁토론을 실시하면 좀 더 내실 있는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야당의 반대에 막혀 있다. 국회 관계자는 “개헌특위 소속 일부 야당 의원들은 원탁토론 결과가 표결 등 방식으로 외부에 드러나면 향후 특위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원탁토론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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