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가 7일 자진사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여권 추천이었던 유 이사가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 방문진 이사진 구성에 변동이 생겨 김장겸 MBC 사장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에 따르면 유 이사는 7일 방문진 측에 “이사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방문진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유 이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인 유 이사는 KBS와 MBC가 동시에 총파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문진 이사직을 유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언론노조 MBC본부와 부당전보 피해사원 100여명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김 사장, 유 이사를 노동조합법·방송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6일 김보슬 PD, 김수진 기자, 이재은 아나운서 등 이화여대 출신 MBC 사원 17명은 유 이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졸업생 뿐 아니라 현재 가르치고 계시는 재학생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공영방송 이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계신지 묻고 싶다”며 자진사퇴를 부탁하기도 했다.
MBC에 대한 관리 감독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는 여권 추천 6명, 야권 추천 3명인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전 정부에서 구성된 현 방문진 이사진은 옛 여권 추천 이사 6명, 옛 야권 추천 이사 3명으로 이뤄져 있다. 유 이사가 사퇴하면 여권 추천 이사는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천하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를 후임으로 임명하면, 김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사가 옛 야권 추천 이사 3명을 포함해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옛 여권 추천 이사 한 명만 추가 사퇴를 하면 현 정부에 우호적인 이사가 과반인 5명을 차지하게 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김 사장을 해임할 수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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