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29. 진도 믹스 골든이
우리나라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잡은 전북 전주 한옥마을 부근 한 연립주택 주민들이 1년간 정성스럽게 돌봐온 유기견이 있습니다.
인근에 사는 주민 정윤희 씨는 지난 해 7월 무더운 여름 주택가에 갑자기 나타난 진도 믹스 유기견을 발견했습니다. 개는 더위를 피해 연립주택 주차장 그늘에서 쉬고 있었는데요, 주민들의 신고로 119 구조대가 출동해 포획하려고 했지만 워낙 발빠르게 도망가는 바람에 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다시 나타난 유기견은 주택을 맴돌며 주차장을 집을 삼아 지내게 됐는데요.
처음 주민들은 덩치도 제법 크고 계속 같은 자리를 오가는 개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 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오갈 곳 없는 개에게 사료와 물을 챙겨주기 시작했고 정이 들면서 골든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주차장 한 켠에 집까지 마련해주게 된 겁니다.
물론 골든이를 모두 예뻐한 건 아니었습니다. ‘개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전단지도 붙고, 개를 잡아가라는 신고도 계속 되었습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골든이는 그때마다 요리조리 피해 다녔고 그렇게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꿋꿋이 지내게 된 겁니다.
그러던 지난 6월 중순 주민들은 골든이의 배가 불룩해진 걸 확인했습니다. 이후 보름 만에 새끼 다섯 마리를 낳게 됐고, 골든이와 강아지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인근 동물병원으로 이동해 보호를 받았습니다. 다섯 마리 가운데 살아 남은 세 마리는 다행히 새 가족을 찾았는데요, 어미 개 골든이는 이제 연립주택 주차장이 아닌 위탁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를 통해 골든이의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십시일반 모금을 해 위탁처 비용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골든이가 탈출의 명수라는 겁니다. 울타리를 쳐 놓아도 땅을 파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울타리를 빠져 나온다고 합니다.
골든이가 이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중년의 남성들을 보면 피하는 거로 봐선 이전 주인에게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나 추측해보는 정도입니다. 나이도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일뿐 정확히 몇 살인지도 모릅니다. 골든이는 마음의 문을 여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먼저 다가와 애교도 부리고, 산책도 잘하는 완벽한 반려견입니다.
공장을 지키는 개로 키우겠다, 마당에 목줄에 묶어 키우겠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 씨와 주민들은 골든이를 한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줄 입양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정성으로 이제 마음 문을 연 골든이의 평생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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