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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세진 “정상→꼴찌? 자존심에 스크래치, 다시 우승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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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세진 “정상→꼴찌? 자존심에 스크래치, 다시 우승 목표”

입력
2017.09.0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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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난 시즌은 김세진(43) OK저축은행 감독에게 악몽과 다름없었다. 2015-2016시즌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우뚝 섰던 그는 한 시즌 만인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최하위인 7위(7승29패ㆍ승점 20)에 그쳤다.

최근 OK저축은행 훈련장인 용인 대웅경영개발원 내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존심도 상하고 승부욕에 스크래치도 났다”며 “물론 감독인 내 탓이다. 선수 부상 관리와 팀 운영을 잘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2015-2016시즌 우승이 월등한 기량의 외국인 선수 로버트랜디 시몬(30ㆍ쿠바) 덕분이었다는 항간의 비판에 대해서도 일부 인정했다. 그는 “맞는 얘기이긴 하다. 다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온전히 다 그렇진 않다. 시몬이 ‘원 팀’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그 한 명이 빠져서 꼴찌를 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은 오는 13일부터 11일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2017 천안ㆍ한국배구연맹(KOVO)컵 프로배구 대회에 참가한다. OK저축은행은 KB손해보험, 우리카드, 현대캐피탈과 함께 대회 B조에 속했다. 김 감독으로선 명예회복의 기회이기도 하다. OK저축은행은 비시즌 동안 KB손해보험 출신 스타 김요한(32)을 영입했으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통해 브람 반 덴 드라이스(28ㆍ벨기에)를 뽑았다.

김 감독은 “김요한이 향후 자신의 이름값을 해낼 수 있도록 대화를 해나가겠다”며 “브람은 신장(206cm)이 좋고 스윙 스피드가 훌륭하다. 나쁜 공을 처리하는 능력도 갖췄다”고 기대했다.

김요한(왼쪽)과 김세진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그는 팀의 배구 색깔과 관련해 “밝고 빠른 배구를 추구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목표 성적에 대해서도 “프로는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매 경기 이기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천안ㆍKOVO컵과 다가오는 V리그에서 신진식(42) 삼성화재 신임 감독과 경쟁한다. 둘은 선수시절 삼성화재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선후배지간이자 친한 형 동생 사이다. 김 감독은 “(신)진식이가 감독이 된 후 골프도 같이 했고 술자리도 여러 차례 함께 했다. 휘청거리는 삼성화재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워 보라며 응원을 해줬다”고 했다. ‘선배 감독으로서 조언은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 감독은 “같은 프로팀 감독으로서 조언을 한다는 것은 교만이자 월권이라는 생각이다. 주로 응원을 해줬다”고 답했다.

“수비나 시스템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다”고 신 감독을 평가한 김 감독은 “최태웅(41) 현대캐피탈 감독은 워낙 연구를 많이 한다. 배구에 빠져 있다. 김상우(43) 우리카드 감독은 꼼꼼하며 권순찬(42) KB손해보험 감독은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고 리그 내 다른 삼성화재 출신 감독들도 모두 높이 샀다. 자신을 두고는 “팀 운영면에서 공격적인 게 강점”이라고 비교했다.

김세진 감독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한국 남자배구의 전설인 만큼 대표팀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의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그게 된다면 대표팀 선수들의 처우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 옛날엔 대표팀 들어가면 봉사활동 하러 간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부상 방지 등 후방 지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얘기하면 욕을 먹을 테지만, 그게 두렵진 않다”며 “헝그리 정신만 외칠 문제도 아니다. 이게 현실이다. 아울러 프로 구단들이 유소년 팀을 하나씩 갖고 선수들을 육성하면서 배구 저변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배구인으로서 구단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같은 원대한 꿈을 가졌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리는 자신의 미래는 따로 있다. 그는 “60세가 넘어 내려놓을 때가 되면 손주뻘 되는 아이들하고 이유와 조건 없이 배구 코트에서 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용인=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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