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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로 양키스의 사인을 훔친 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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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로 양키스의 사인을 훔친 보스턴

입력
2017.09.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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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의 잰더 보가츠가 7일(한국시간) 뉴욕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토론토 블루 제이스와의 경기를 치르고 있다. 보스턴=AP연합뉴스
보스턴 레드삭스의 잰더 보가츠가 7일(한국시간) 뉴욕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토론토 블루 제이스와의 경기를 치르고 있다. 보스턴=AP연합뉴스

마운드의 오래된 숙적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 사이의 신경전이 뜨겁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6일(한국시간) ‘애플워치’가 이들의 신경전에 불을 지폈다고 보도했다.

갈등의 시작은 양키스 측에서 보스턴이 애플워치를 사용해 사인을 훔쳤다고 폭로하면서다. 뉴욕 양키스 단장 브라이언 캐시먼(50)은 2주 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지난 달 열린 두 팀의 3연전에서 보스턴이 양키스의 사인을 훔치는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제출했다.

애플워치.
애플워치.

사무국은 조사를 통해 양키스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보스턴의 스태프가 경기 촬영기사로부터 양키스 포수의 사인 내용을 애플워치로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보스턴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보스턴의 감독 존 패럴(55)은 선수들이 사인을 훔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알았지만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줄은 몰랐다며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보스턴의 반격도 이어졌다. 보스턴은 양키스 역시 구단 중계 프로그램 ‘예스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인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총재 롭 맨프레드(59)는 두 팀 모두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안이 여느 때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보스턴의 부정행위에 ‘애플워치’라는 첨단 기기가 동원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야구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선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포수는 사인을 통해 투수에게 구종을 주문한다. 포수의 사인을 읽는 것이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이유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상대팀 포수의 사인을 간파하고 싶어하고, 포수는 속임수 등을 이용해 수를 읽히지 않으려 한다. 그런 만큼 야구에서 선수 스스로가 관찰해 사인을 해독하고 상식적인 방법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사인을 전달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용인된다. 또 각 팀의 분석가들이 경기 전이나 후에 촬영된 비디오로 사인을 해독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플워치가 사용된 이번 일의 경우, 경기 중에 전자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인 해독 메시지가 전달됐기 때문에 명백한 ‘부정행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보스턴이 애플워치를 사용해 사인을 훔친 과정을 자세히 보도하며 “(보스턴레드삭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로저 클레멘스,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같은 선수들이 이뤄낸 승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양키스와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고 꼬집었다.

오희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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