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구한 직장인 등 1186명 피해
30만원 대출, 1주 후 50만원 갈취
연이자 최고 3,476%의 살인적인 고리를 뜯은 악덕 사채업자가 구속됐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채업자 A(32)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32)씨 등 부하직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서울 성동구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직장인 등 1,186명에게 4억1,370만원을 빌려주고 연 최고 3,476％의 이자로 2억4,030만원을 챙긴 혐의다. 법정이자율(연 27.9％)의 최고 120배가 넘는 고금리를 뜯어낸 것이다.
A씨 등은 주로 30만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에 이자 20만원 더해 50만원을 갚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겼다.
실제 직장인 C(48)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넷에 ‘급전 광고’를 낸 이들에게 5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실제 손에 쥔 돈은 선이자 20만원을 뗀 30만원에 불과했다. 이런 조건에서도 돈을 갚지 않을 것에 대비해 가족관계증명서와 가족과 직장동료 등 10명의 연락처까지 넘겨야 했다. C씨는 이후 돈을 제때 갚지 못하자 전화협박에 시달렸다.
C씨처럼 피해자 대부분은 단기 급전이 필요한 직장인이나 영세 사업자, 무직자 등 경제적 약자들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채무자들이 제때 돈을 갚지 않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락해 독촉을 했고, 욕설과 협박 등 불법 채권추심까지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피해자 중 12명은 이들 일당에게 폭행까지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은 이렇게 챙긴 수익금을 고급 외제 승용차 구입에 쓰는 등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악덕사채업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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