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미 FTA 폐기 논의 당분간 안 한다” 의회에 통보
미국 백악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의를 당분간 중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공축산업계의 반발에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 등으로 여론의 난타를 받으면서 FTA 폐기 카드를 일단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고려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통상 전문지인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도 이날 백악관이 한미 FTA 폐기와 관련한 논의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 의회 핵심 인사들에게 알려왔다고 전했다. 전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밝혀 폐기 보다 FTA 개정 협상에 무게를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허리케인 '하비' 수해 현장을 방문해 내주부터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으나 곧바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북한의 대형 도발 앞에서 한미 동맹만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쏟아졌다. 미 상공회의소 등 재계 단체들도 백악관과 미 의회 등에 긴급 로비를 전개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가 미국 내부의 반발에 부딪혀 일주일도 가지 못한 셈이다.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지는 백악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철회를 저지하기 위해 재계 단체들이 압력을 넣으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철회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협박을 반복하면서, 동맹 파트너들에겐 대통령 발언의 신뢰성이 점점 떨어지고 성가신 일만 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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