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과 명진 스님은 화해할 수 있을까.
조계종 백년대계본부는 6일 ‘종단 현안 대화추진위원회’를 구성,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화추진위원회는 명진 스님으로 대표되는, 종단적폐청산을 주장하는 각종 단체들과 조계종간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2차 사부대중 대중공사에서 백년대계본부에 해결책을 위임한다는 결의에 따른 것으로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 등 23명의 위원이 참여했다.
양측을 중재해야 할 대화추진위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종단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은 위원에서 배제했다. 도법 스님이 참여한 것은 대화추진위에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도법 스님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금기나 조건 없는 대화의 장을 열어 성역없이 말하고 들음으로써 함께 진실을 확인하자”며 “모두가 참가해 합의한 뒤 이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화추진위는 이달 중순까지 ‘경청의 장’을 마련한다. 모든 이들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듣는 자리다. 필요하다면 상대방의 배석을 요청할 수 있으나, 주장하는 바를 듣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에는 쟁점을 뽑아 문제와 해법을 논의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대화추진위는 이 일정을 25일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이유가 뭐든 종교인들이 싸우는 모습을 내보이는 건 무조건 잘못된 일”이라며 “이번 대화의 장은 대중공사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 결코 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불교계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스님과 시민단체들이 모여 ‘청정승가 공동체 구현과 종단 개혁을 위한 연석회의’가 출범, 촛불법회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조계종과 갈등을 빚은 끝에 제적당한 명진 스님이 합류해 단식농성을 벌였다. 명진 스님은 단식 18일째인 지난 4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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