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내면서 대한축구협회와 중계방송사가 돈 걱정을 덜게 됐다. 거액을 들여 2018 러시아 월드컵 중계권을 산 방송사들은 큰 손실을 면하게 됐고, 대한축구협회는 스폰서들의 후원 규모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100억 원이 넘는 국제축구연맹(FIFA) 배당금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두둑한 포상금을 손에 넣게 됐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중계권료로 투자한 금액은 약 1,320억원으로 전해졌다. SBS가 3사를 대표해 FIFA와 협상해 중계권을 따왔고 중계권료는 3사가 나눠 분담하는 방식이다. 한국 대표팀이 본선에 나서지 못하면 국민적 관심이 현격히 떨어져 광고 수입 저하는 피할 수 없다. 때문에 3사는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FIFA와 중계권료 재협상을 요구하는 방안 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예산의 절반을 후원금으로 충당하는 축구협회는 월드컵 진출을 발판 삼아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축구협회가 9개 사와 맺는 연간 후원 규모는 총 2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스폰서의 계약 기간은 2019년까지인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경우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후원 금액이 대폭 축소될 수 있었다. 축구협회가 올해 예산 798억 중 418억 원을 후원 등에 의존하고 있어, 협회 예산이 축소되면 축구계 전반에 대한 지원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158억 원을 배정한 대한축구협회(FA)컵, 초중고ㆍ대학리그 등 국내 대회 운영비, 72억 원이 배정된 생활축구 예산 등이 대폭 삭감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대표팀은 본선 진출 배당금 100억 원 이상을 FIFA로부터 받을 전망이다. FIFA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각 본선 진출국에 배당금으로 90억원과 출전 준비금 17억원을 지급했다.
선수들은 두둑한 포상금을 지급받는다. 포상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와 비슷한 규모로 책정될 전망이다. 당시 축구협회는 선수들의 기여도에 따라 많게는 1억원, 적게는 4,000만원씩을 각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최종예선에서 1경기 이상 출전했거나 4차례 이상 소집된 선수도 지급 대상에 포함되고 코칭스태프에게도 개인당 1억 원 안팎의 격려금이 지급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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