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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 베트남] “한국어 그렇게 인기 있어도 배울 데가 없다”

입력
2017.09.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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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사 양성할 실력이면

기업서 월 수천 달러 받아

교수 인력 확보 저임금 걸림돌

김태형 베트남 호찌민시 한국교육원장
김태형 베트남 호찌민시 한국교육원장

김태형(50) 호찌민시 한국교육원장은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한 베트남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체계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사범대 내 한국어교육과 개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학습 수요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현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현지인 교사를 양성해 각급 학교에 배치하는 방법. 하지만 베트남에는 한국어를 현지 학생들에게 가르칠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 내의 한국어교육과가 단 한 곳도 없다. 20개의 대학이 한국 관련 학과를 개설해 놓고 있지만 모두 한국학과, 한국어학과로 ‘친한파’ 양성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한국을 체계적으로 알릴 ‘전도사’ 양성은 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김 원장은 “베트남 측도 각급 학교에서 올라오는 한국어 교육 수요에 대한 요청을 듣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머지않아 베트남에도 한국어교육과가 설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어, 일본어 등 베트남 중등 학교에 제2외국어 교과과정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과정에 비춰 그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학교수들의 저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어교육과가 개설돼 한국어교사를 양성해야 할 인재들이 매달 수 천 달러를 안겨 주는 한국기업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과연 대학 강단에 설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공무원 급여가 박한 베트남에서 대학 교수들의 월급도 400~5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현지 교육계 관계자는 “남부의 한 대학이 한국어교육과 개설을 추진했지만 교수로 뛸 한국어 관련 석사학위자 모집이 안 돼 결국 좌절된 것으로 안다”며 “한국 기업들이 보다 멀리 내다본다면 한국어학과가 아니라, 한국어교육과 개설 의지를 갖고 있는 대학을 지원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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