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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히 읽고 싶어서…”

입력
2017.09.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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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단 1권뿐인 희귀서적 훔친 50대 검거

“유학생활 중 접한 책 보자 순간 욕심나 범행

박물관 “순간 욱해서 저지른 일” 선처 호소

국내 단 1권만 남아있는 닐 웨일즈가 쓴 ‘song of arirang’. 연합뉴스
국내 단 1권만 남아있는 닐 웨일즈가 쓴 ‘song of arirang’. 연합뉴스

국내에 단 1권뿐인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김산(본명 장지락ㆍ1905~1938)의 일대기를 다룬 ‘아리랑의 노래(song of arirang)’ 초판본을 훔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정선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55)씨를 검거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6일 낮 12시 40분쯤 정선군 신동읍 아리랑 박물관 특별전시실에 진열된 ‘song of arirang’ 초판본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책은 미국 언론인 님 웨일즈가 1938년 김산이 처형되기 직전 만나 일대기를 영문으로 기록한 것으로 1941년 뉴욕에서 출간됐다. 현재 전 세계에 50권, 국내에는 1권만 남아있다.

희귀 서적을 도난 당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가난했던 미국 유학 시절 읽었던 책인데 당시에 후반부를 다 읽지 못했다”며 "박물관에서 책을 보는 순간 소중히 읽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서적의 보관 상태도 매우 양호하고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겨 일을 저지른 듯해 다소 안타깝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은 “희귀서적이지만 판매 목적이 아닌 순수한 의도라고 주장하는 점 등을 고려해 신병처리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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