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속 설경구의 변신은 충격적이다. 엄청나게 체중을 감량하면서 특수 분장 없이 '늙음'을 표현해냈다.
6일 개봉한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애초 소설의 영화화를 결정할 때부터 설경구의 캐스팅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원신연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설경구가 캐스팅 1순위였나
"그렇다. 한국 배우들이 갖고 있는 분위기와 걸어가는 행보, 그들의 육체 등 모든 걸 고려했을 때 김병수라는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건 설경구 배우밖에 없을 거라고 다들 말했다. 설경구 배우에 대한 캐스팅 욕심은, 시나리오를 건네면서가 아니라 내가 앉아서 소설을 40분 만에 읽으면서 이미 떠올랐다. '설경구의 김병수'가 되기 보다 배우 자체가 김병수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런 연기에 가장 목 말라 하는 분이 설경구라고 생각했다."
- 소설엔 없었는데, 영화에선 눈가 경련이 삽입됐다
"퇴행성 치매는 늙으면서 걸리고, 혈관성 치매는 사고 등으로 젊은 층에서 걸리기도 한다. 김병수는 이 2개를 다 갖고 있는 설정이다. 17년 전에 사고로 치매가 시작이 됐고, 그러면서 퇴행성 치매가 빨리 오게 됐다. 혈관성 치매는 경련 증상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넣었다. 그런 설정으로 인해서 '치매 각성인 상태'라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를 보여주고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가장 공들인 장면은
"처음으로 병수가 태주(김남길)를 만나는 장면에 가장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서스펜스의 시작이지 않냐. 연출도 신경을 많이 썼다"
-병수가 차에 치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그곳을 우리는 '17년 전 사고 도로'라고 명명하는데, 그 도로에 시퀀스를 3개로 나누어서 배치했다. 김병수의 기억에 대한 얘기이다 보니까 그걸 각각의 퍼즐로 보고, 병수가 떠올리는 신의 모양이 다 다르도록 배치했다. 첫 번째는 알츠하이머 각성 상태에서 병수의 머릿속에 17년 전 사고가 느리게 지나가는 듯한 퍼즐이었고, 두 번째는 병수가 어딘가 질주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것까지만 떠올리는 퍼즐이었다. 병수는 떠올리려고 하지만 아직 왜 사고가 났는지는 떠오르지 않는 상황 말이다. 비로소 세 번째 퍼즐에서 사고의 이유, 왜 사고가 났는지가 완벽하게 기억이 나고 과거가 밝혀진다. 그렇기에 병수가 기억하는 세 가지 사고 신에 다 다른 구조를 짜고 배치를 했다. 첫 번째 퍼즐은 몽환적이다. 두 번째는 사실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받듯이 찍었고 세 번째는 1인칭 시점으로 찍어서 자신이 왜 사고가 났는지, 무엇을 바라보다 그걸 들이받게 됐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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