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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타닥타닥’ 타자기, ‘착착’ 주판… 추억을 먹고 산다

입력
2017.09.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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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효율이 중시되는 시대에서 구식 아날로그 기기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각종 기기의 설명서에는 ‘최첨단’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물건은 효율성은 떨어져도 ‘향수’ 때문에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타자기ㆍ진공관 앰프ㆍLP판 등은 향수를 자극하는 아날로그 기기들이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타자기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타자기

▦ 타자기

개인용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기 전인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타자기는 흔히 볼 수 있었다. “나 글 좀 쓴다” 또는 “글 쓰기로 밥 벌어 먹고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과도 같았다. 한 글자 한 글자 칠 때마다 나는 ‘타닥타닥’ 특유의 소리, 오자가 나면 종이를 통째로 휴지통에 버려야 했던 불편함도 운치가 있었다.

온라인 상에는 아직도 타자기의 매력을 잊지 못하는 마니아들이 모여 있다. 요즘도 중고 사이트 등에서는 타자기를 팔고 사는 경우가 흔하지만 잉크리본을 구하기가 어려워 타자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주판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주판

▦ 주판

전자계산기가 순식간에 셈을 해주는 세상이지만 계산기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빠르게 계산을 할 수 있는 주판도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들 두뇌 발달에 좋다는 소문 때문이다. 세태에 맞춰 단색의 나무주판알은 알록달록한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크기도 보통 21줄이나 23줄에서 7~13줄로 작아졌다. 컴퓨터 등 전자장치와 연동한 주판도 나왔다. 과거 주판은 일부에겐 장난감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듯 양 발에 주판을 하나씩 묶어 타기도 했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진공관 앰프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진공관 앰프

▦ 진공관 앰프

앰프는 소리 신호를 증폭하는 장치다. 예전에는 유리 전구 같은 진공관을 썼지만 요즘은 반도체로 작게 만들어 진공관을 대신하고 있다. 앰프가 유리 진공관이다 보니 전자제품의 덩치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보다 작고 얇은’ 제품 생산이 주를 이루는 현실에서 벗어나 큼지막한 진공 앰프를 사랑하는 마니아도 제법 된다. 이들은 진공관 앰프의 장점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첫 손에 꼽는다. 라디오에 진공관 앰프를 연결하거나 컴퓨터에서 사운드 카드를 진공관 앰프로 바꾸기도 한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lp레코드
대표적인 아날로그 기기인 lp레코드

▦ LP레코드

엄밀히 말하면 턴테이블에서 듣는 모든 레코드가 LP판은 아니다. 1분당 회전 속도 33.3rpm이라고 쓰인 1948년 이후 레코드를 가리킨다. LP(long player)는 한쪽 면을 약 30분 동안 재생한다. 1분당 45회전짜리 일명 싱글판도 있었다. 지름 17㎝, 3.5분짜리로 가운데 큰 구멍이 뚫려 있어 별명이 ‘도넛판’이었다. LP는 1982년 레이저를 이용한 콤팩트 디스크(CD)의 등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많은 이들은 티없이 맑은 CD음질 보다는 턴테이블 바늘과 LP판이 내는 잡음 속에서 추억을 끄집어내고 있다.

이밖에 건전지 대신 태엽을 감아서 쓰는 시계의 ‘째깍째깍’ 소리에 매료된 사람도 있다. 또 흑백이나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 아날로그식 필름 카메라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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