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최후 거점’ 수복 성공
IS, 모술ㆍ락까 등 핵심도시서 연패
시리아 정부군이 이슬람국가(IS) 세력에 포위돼 동부지역 ‘최후 거점’으로 불렸던 데이르에조르의 포위를 풀고 도시에 입성했다.
5일(현지시간)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중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 및 시아파 동맹군은 데이르에조르 서쪽 끝에 위치한 137여단 기지를 장악해 3년간 이어진 IS의 도시 포위를 해소했다. 시리아군은 “이 위대한 성취는 대테러전쟁의 전략상 대전환점이자 시리아아랍군(정부군)과 그 동맹의 능력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부대 내와 근처에 갇혀 있던 정부군 병력과 시민들도 하늘을 향해 총을 쏘고 애국적인 구호를 외치며 구원을 반겼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도시 포위를 돌파하기 위해 가장 어려운 전투를 마쳤다”라고 정부군을 치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승리”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아사드 대통령에게 전보로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군 프리깃함이 지중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데이르에조르 공세를 지원했다며 발사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군은 도시 북부의 봉쇄를 뚫었지만 핵심 공군기지를 포함한 남부는 여전히 IS 병력에 포위돼 있어 완전한 수복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S는 2014년부터 데이르에조르 포위 공세를 시작했으며 2015년 초에는 도시로 향하는 모든 진입로를 봉쇄하고 전력선과 통신선을 단절했지만 데이르에조르는 끈질기게 저항해 마침내 3년여만의 해방을 맞게 됐다.
유엔에 따르면 데이르에조르 내부에는 민간인 최소 9만여명이 머물고 있으며 IS 점령지에도 1만여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5일 저녁 즈음에는 식량과 약품 등 보급품이 알레포에서 출발해 육로로 데이르에조르에 진입하게 된다. 데이르에조르 내 민간인들은 외부와의 교통이 끊긴 상태에서 지난해부터 유엔에서 진행한 공중 보급 300여회에 의존해 왔다.
데이르에조르 포위 돌파는 시리아군의 결정적 승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정부군은 2016년 반군 세력을 알레포에서 축출해 내전에서 우위를 잡은 후 본격적으로 동진, IS를 이라크와의 국경지대 방면으로 몰아 붙이는 데 성공했다. 반면 IS는 올해 초 이라크의 핵심 거점 모술에서 후퇴했고 시리아에서 사실상 수도 역할을 했던 락까도 시리아민주군(SDF)에 포위돼 상실 직전에 몰리는 등 연전연패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