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사에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靑 “정치ㆍ정무적 역량 중요 판단”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주러시아 대사에 우윤근(60) 국회 사무총장을 내정했다. 이미 내정된 조윤제 주미대사, 노영민 주중대사, 이수훈 주일대사에 이은 주러시아 대사 내정 발표로 문재인 정부 초대 4강 대사 인선이 완료됐다. 다만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4강 대사를 비(非)외교관 출신의 대통령 측근 인사들로 채웠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주러시아 특명전권대사에 우 사무총장을 내정하고, 당사국의 대사 임명동의 절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우 내정자는 국회 및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정무적 감각과 협상 능력이 탁월하며, 정계 입문 전 중국과 러시아 통상전문 변호사로 활동했고 국회 내 동북아 관련 연구모임과 러시아 관련 협력 활동을 주도하는 등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러시아 전문가”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특유의 친화력과 협상력을 바탕으로 에너지ㆍ자원 등 경제협력 확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확대 등 현안 과제를 원활히 추진함으로써 한러 양국의 공동 번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 내정자는 전남 광양 출신으로, 광주 살레시오고와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법고시 32회 출신으로 변호사 시절 주한 러시아대사관 법률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3년 정치에 입문한 뒤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우 내정자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동행1본부장을 맡는 등 당내 친문재인계 인사로 꼽힌다. 이에 일각에선 4강 대사에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통령 측근들로 채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과 동북아 평화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이해하고 4강과의 관계를 책임 있게 풀 수 있는 정치적ㆍ정무적 역량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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