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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몰지진 없다더니… 이틀만에 말 뒤집은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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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몰지진 없다더니… 이틀만에 말 뒤집은 기상청

입력
2017.09.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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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당일 지자硏 통보받고

美ㆍ中 감지 발표 때도 모르쇠

언론에서 보도하자 늑장 발표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이 3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기상청에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인공 지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이 3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기상청에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인공 지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일 함몰지진이 국내에서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던 기상청이 뒤늦게 말을 뒤집었다.  

기상청은 앞서 3일 낮12시38분32초에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에서 규모(ML) 4.4 의 2차 지진이 분석됐다고 5일 밝혔다. 같은 날 낮12시29분58초에 규모(mbㆍ실체파규모) 5.7의 인공지진(핵실험)이 발생한 후 약 8분30초가 지난 시점이다. 기상청은 이를 함몰지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6차 핵실험 장소에서 남동쪽으로 약 7km 떨어진 위치로 파악했다.

함몰지진은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광산을 폭파할 때 지층이 꺼져 내리면서 관측되는데, 핵실험 폭발의 강도와 방사능 유출 등 2차 피해를 가늠할 수 있는 현상이다. 6차 핵실험 당일 중국 지진국(규모 4.6)과 미국 지질조사국(규모 4.1)은 함몰지진이 감지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당일 오후 3시 언론 브리핑에서 “함몰지진은 가까운 지진계에서만 파악되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지진계는 400~600㎞ 떨어져 있어서 함몰지진 분석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자연)으로부터 함몰지진 감지 사실을 통보 받아놓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자연은 3일 오후 6시35분 함몰지진 관측 사실을 기상청에 보고하고, 4일 오후에도 관련 분석자료를 기상청에 공유했다. 지자연의 함몰지진 관측 사실이 언론에 먼저 알려지자 기상청은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나서야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함몰지진 분석 발표가 늦어진 데 대해 기상청은 “지자연이 3일 저녁, 4일 오후 모두 이메일로 통보했다”며 “지자연에서 분석한 결과를 규정상 먼저 기상청에 공유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언론에 기사화가 된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밝혔다. 이에 대해 지자연 관계자는 “핵실험 당일은 추가 지진에 대한 분석이 어려웠지만 하루 지난 뒤 분석자료를 보냈고 본래 이메일, 팩스, 문자 등으로 공유하는 게 매뉴얼”이라고 반박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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