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의 날 정해 창고 감금하고
곰팡이 음식 강제로 먹이기도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며 중증장애인들을 때리고 상한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목사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목사 이모(55)씨를 구속하고 아내 김모(6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씨 부부는 경기 양평에서 장애인 복지시설을 운영하며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50대 입소 장애인 24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곰팡이가 핀 음식 등을 장애인들에게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말을 듣지 않는다”며 스스로 거동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 1명을 제외한 23명을 죽도로 때리고, ‘엎드려 뻗쳐’ 등의 벌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 부부는 특정 날짜를 ‘훈육의 날’이나 ‘반성의 날’로 정해 장애인들을 때렸다고 한다. 2015년 11월에는 김장을 하면서 김치통을 나르는 일을 맡은 한 장애인이 땅에 김치통을 잠시 내려놓았다는 이유로 8시간 동안 창고에 감금,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찰은 대화가 가능한 장애인들로부터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을 받았다.
이씨 부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30여년 전부터 서울 등지서 장애인 복지시설을 운영하다 2006년쯤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 부부는 입소자를 학대해 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으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감사 등에서 시설 운영에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운영자 이름을 서로 맞바꾼 정황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입소 장애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보조금을 빼돌렸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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