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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쏟아붓는 홍보관…예산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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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쏟아붓는 홍보관…예산낭비

입력
2017.09.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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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짜리 경북도청 신도시홍보관 하루 방문객 40여 명 불과

성덕대왕신종 복제한 신라대종 홍보관 건립에 4억 낭비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 홍보관 전경.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 홍보관 전경.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경주시 노동동 신라대종과 종각 전경. 경주=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경주시 노동동 신라대종과 종각 전경. 경주=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지난달 31일 오전 10시쯤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도청 신도시 홍보관’. 낙동강 물줄기와 하회마을, 회룡포 등을 형상화한 홍보관에는 안내 데스크 여직원과 환경미화원만 있을뿐 관람객은 아무도 없었다. 호민지와 한옥호텔 예정지 건너편 자리의 홍보관 바로 옆에는 6층짜리 상가건물 공사가 한창이어서 도청 방향의 전망도 가리고 있었다. 홍보관 관계자는 “평일에는 도청신도시 주민을 중심으로 30여 명, 주말에는 100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40억원짜리 ‘경북도청 신도시 홍보관’이 유령건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지 5,423㎡ 연면적 1,163㎡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도청신도시 내 인적이 뜸한 호민지 인근에 문을 연 홍보관에는 7월 말까지 1만100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40여 명이 다녀간 셈이다.

홍보관에는 전시실과 영상실, 회의실, 고객쉼터, 주차장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전시실을 제외하고는 방문객의 발길이 뜸해 개점휴업 상태다. 전시실에는 빔프로젝터와 액자형 케이스 등을 통해 경북의 역사와 23개 시군 홍보, 신도시 개발계획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으나 인근 경북도청 로비에도 신도시를 홍보하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어 홍보관의 중복 기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8개월간 경북도청 방문객은 모두 27만여 명으로 하루 평균 1,100여 명이 찾았다. 홍보관 방문객은 도청의 4% 수준에 불과하다.

도청 신도시에 사는 박모(46ㆍ사업)씨는 “홍보관 모양이 독특해 한 번 들러봤더니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며 “경북도청에서 충분히 신도시를 홍보할 수 있는데도 40억원의 홍보관을 따로 지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북개발공사 관계자는 “방문객이 예상보다 많지는 않지만 도청신도시 개발이 끝나는 2027년까지 홍보관에서 신도시 개발과정과 역사, 규모, 분양 정보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도 예산 30억원으로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을 복제한 신라대종과 종각을 만든데 이어 4억원의 추가예산을 들여 신라대종 홍보관 건립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옛 경주시청사 부지에 신라대종(15억원)과 종각(15억원) 건립에 30억원을 들인데 이어 내년까지 연면적 65㎡ 크기의 전통한옥 형태로 홍보관을 신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립경주박물관 측이 앞으로 성덕대왕신종 전시와 홍보를 위한 별도 건물 신축을 추진 중이어서 복제종인 신라대종 홍보관을 건립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경주 성건동에 사는 김헌석(55)씨는 “박물관이 에밀레종 홍보관 건립을 추진하는 마당에 복제품 옆에 홍보관을 짓는 것은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며 “홍보관이 시장 치적을 알리려는 수단으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홍보관에는 신라대종 건립을 둘러싼 각종 자료와 편의시설도 들어서기 때문에 예산낭비는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혈세 낭비”라는 시의회와 시민단체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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