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가의 재테크 한 수] <28>위험 관리의 중요성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다음날인 4일 한국 금융시장은 예상대로 변동성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고, 원ㆍ달러 환율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미 수차례 학습 효과가 있었던 터라,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 모습이었다.
북핵은 명백히 경제 외생 변수다. 이런 지정학적 위험을 포함한 외생 변수는 언제, 어떻게,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파장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투자시 이런 경제 외생 변수를 감안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세분한 뒤 그에 따른 영향을 예측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변수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보유하는 것이다.
북핵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크게 4가지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 발발이다. 이는 분석의 의미가 없다. 현재 무기발전 수준을 감안하면 전쟁이 나면 다 끝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의미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부정적, 중립적, 긍정적 시나리오 3가지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북한 도발을 트럼프가 정치적 카드로 사용할 경우다. 입지가 약한 트럼프가 내부 갈등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을 적으로 선언하며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 이 경우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는 악화될 것이며, 한국 주식시장은 가격 조정과 기간 조정을 같이 겪을 것이다. 중립적 시나리오는 현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북미 갈등은 지속되겠지만 한국, 중국, 일본 등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이 유지되는 것을 가정한다. 이 경우 금융시장 영향은 예년 수준에 그치고 그 동안의 학습 효과가 반복될 것이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주변국들과의 대화를 통해 북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지금보다 개선된 방향으로 진전되는 것이지만 최근 국제 정세로 볼 때 가능성은 낮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해도 어느 시나리오가 특별하게 확률적으로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사안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원천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성장할 때는 주식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경제성장이 물가 상승까지 병행할 경우, 원자재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반면 경제가 위축되고 불안할 때는 채권, 특히 미국채 등 선진국 채권이 유효하다. 금, 달러 등 전통적 안전자산도 편입해야 한다. 지금처럼 경제는 좋아지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고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이 간헐적으로 불거지는 시기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답이다.
분산투자는 기본적으로 투자대상 간 상관관계가 낮을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 글로벌 경제의 동조화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관리하고 수익을 꾀할 수 있는 운용 전략들을 개발하고 있다. 자산배분형 상품, 멀티에셋 인컴상품, 절대수익 추구의 헤지펀드 등이 좋은 예다. 한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게다가 저금리가 고착화한 환경에서 투자해야 한다면 이런 위험과 수익을 동시에 고려해 다양한 자산을 유연하게 편입하는 포트폴리오 상품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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