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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추가 도발한다면… 핵 실어 쏠 ICBM 과시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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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추가 도발한다면… 핵 실어 쏠 ICBM 과시할 차례”

입력
2017.09.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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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각 아닌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

핵개발 사실상 마무리 단계

미 본토까지 타격할 사거리와

대기권 재진입 능력 입증 위해

기술적 보완에 집중할 듯

6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추가 핵도발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평가가 비등하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회유와 압박 등 외부 요인에 상관 없이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를 갖고 대화하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이번 6차 핵실험에서 비교적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술적 차원의 추가 핵도발 수요도 명확해졌다.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 수준의 핵탄두 폭발력을 증명한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투발 수단 능력을 완성하기 위한 기술적 보완에 집중할 전망이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둔 가장 큰 의미는 빠른 시간 내 핵무력 완성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선명해졌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4일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무력 완성까지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며 “핵보유국이라는 전략적 지위를 갖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으로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했던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미국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흘리며 발사를 유예한 듯 했다. 그러나 같은 달 29일 일본 열도를 넘겨 화성-12형을 발사한 김정은은 “미국과는 점잖게 말로 해서는 안 되며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게 교훈”이라고 밝혔다. 이어 닷새 만인 이달 3일 ICBM 탑재용 수소탄 폭발실험을 감행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기존 핵무력으로 미국을 링 위로 끌어올리기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며 “수소탄 실험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써서 2라운드 공을 울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미온적 움직임을 명분 삼아 이제는 핵고도화가 아닌 핵보유국까지 가겠다는 의도를 천명했다는 뜻이다.

추가 도발을 위한 환경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원유공급 중단 등 중국의 대북제재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한 반면 북한의 핵능력은 사실상 9분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고도화 속도가 국제사회의 제재 속도를 이미 추월했다는 뜻이다.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추가 핵실험보다는 미사일 도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위력의 최소 3~4배인 50~60kt(킬로톤·1kt은 TNT 1000t 위력)의 위력을 증명한 만큼 이를 실어 나를 미사일 능력을 증명하는 게 순서이기 때문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결국 북한이 보여주고 싶은 게 수소탄을 실은 미 본토 타격용 ICBM이라면 되도록 빠른 시일 내 ICBM을 한 차례 더 발사해 대미압박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7월 4일과 28일 두 차례의 화성-14형 발사를 모두 고각 발사로 진행해 확정적 사거리를 보여주지 못했다. 서균열 서울대 핵공학과 교수는 “실제 핵탄두와 비슷한 더미탄(모의 탄두)를 장착해 하와이와 미국 본토 사이 태평양 영해를 향한 화성-14형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부터는 사거리와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상탄도미사일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쳐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기술 능력도 과시할 수 있다. 김동엽 교수는 “핵투발 수단 다종화 역시 북한의 목표 중 하나였다”며 “이미 공개된 북극성-1,2형에 이은 신형 SLBM 발사 실험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전자기펄스(EMP) 공격 능력을 새롭게 언급한 만큼 여기에 특화된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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