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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질소 농도 뻥튀기였나, 신기술로 검증하니 20% ‘과다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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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질소 농도 뻥튀기였나, 신기술로 검증하니 20% ‘과다 측정’

입력
2017.09.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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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과학연구원 광분해 측정기 개발

기존 측정망 이산화질소 20.4% 초과 측정

이산화질소는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주범

대기환경 정책에도 변화 생기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정진상(뒤) 책임연구원과 이재용 책임연구기술원이 광분해 측정기를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기환경표준센터 정진상(뒤) 책임연구원과 이재용 책임연구기술원이 광분해 측정기를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초미세먼지와 오존을 일으키는 이산화질소(NO2)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광분해 측정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광분해 측정기로 검증해보니 기존 국가측정망으로 측정한 NO2가 연평균 20.4%나 초과 측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대기환경표준센터 정진상ㆍ이재용 박사팀이 대기 중 다른 질소산화물을 제외하고 NO2 농도만 정확히 측정 가능한 광분해 측정기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NO2는 공장과 자동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의 하나로, 대기환경보전법이 규정한 대표적인 오염물질이다. 광화학 반응을 통해 초미세먼지와 오존을 생성할 뿐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 흡입 시 안구와 호흡기 계통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대기 중 NO2는 직접 측정이 어려워 우선 일산화질소(NO)로 바꿔 화학발광법으로 측정해왔다. 이 과정에 금속 원소 몰리브데넘을 촉매로 하는 변환기(컨버터)가 사용된다. 하지만 NO2와 함께 다른 질소산화물까지 NO로 전환되는 한계가 있었다.

과다 측정에 대한 지적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정량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대체할 측정방법도 없어 오차를 감수하면서 계속 사용됐다.

촉매가 불필요한 이산화질소 광분해 측정기 원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촉매가 불필요한 이산화질소 광분해 측정기 원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특정 파장의 자외선(UV)이 NO2만 NO로 분해한다는 점에 착안해 촉매를 사용하지 않는 광분해 방식 컨버터를 측정기에 결합했다. 광분해 측정기는 컨버터 내부에서 395나노미터(nm)의 중심파장을 가진 자외선 발광다이오드(LED)가 NO2만 NO로 변환, 대기 중 NO2 농도를 정확히 산출한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연구팀이 대전 유성구의 표준과학연구원 안에 기존 측정기와 광분해 측정기를 설치해 비교한 결과, 기존 측정기는 NO2 농도를 연 평균 20.4% 정도 초과 측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봄에 초과 측정량이 2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름(25.0%) 가을(17.7%), 겨울(16.6%) 순으로 초과 측정량이 집계됐다. 봄에 초과 측정량이 많은 것은 계절적인 특성과 함께 중국 등 외부로부터 많은 양의 질소산화물이 유입되는 영향으로 설명된다.

국가가 배출량을 규제하는 NO2 과다 측정이 확인돼 국민들이 비상한 관심을 쏟는 대기관리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 동안은 정확한 측정이 이뤄지지 못해 초미세먼지와 오존 원인에 대한 정책 역시 불확실성이 높았다는 의미다.

표준과학연구원은 국내 대기환경 표준을 정립하는 기관이고, 1년 간의 실증을 통해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광분해 측정기 양산과 상용화를 위한 준비도 마쳐 보다 정확한 측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진상 박사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NO2 초과 측정량도 높게 나타났다”며 “ NO2 농도를 정확히 측정해 초미세먼지와 오존 생성 원인 규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애트머스페릭 인바이론먼트(Atmospheric Environment)’의 지난 7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이산화질소만 콕 집어 정확히 측정하는 광분해 측정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이산화질소만 콕 집어 정확히 측정하는 광분해 측정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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