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광 울산지법원장, 장애 극복 스토리 소개
울산대 제6회 프레지덴셜 포럼 기조연설 ‘눈길’
“자긍심을 가지더라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책임을 다해야 주위로부터 신뢰를 받습니다.”
이기광(62) 울산지법원장이 지난달 31일 울산대 제6회 프레지덴셜 포럼(Presidential Forum)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장애를 이기고 법관의 꿈을 이룬 인생 스토리를 소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법원장은 어느 조직에서든 겸손해야 신뢰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교 2년 때 벌레를 잡는 농업용 약제에 중독돼 뇌병변장애 2급으로 휠체어를 타야 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법관의 꿈을 이룬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나는 어떤 판사였는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 이 법원장은 “약자의 편에 선다고 해 정의로운 판사가 된다고는 생각지 않고, 진실 편에서 약자의 입장을 살피는 판사가 되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장애인 판사여서 미흡한 판결을 받았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개발지역 산소 소유권자 판결 때는 휠체어를 타고 산에 올라 현장검증을 하는 등 31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판결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이 법원장은 “판결과정도 치유의 기회이지만 혹시라도 상처 입은 사람을 위해 참회하고, 또 법관으로 일하기까지 도움을 준 가족과 스승, 선후배 및 동료 법관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연설을 맺었다. 이 법원장은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6년 3월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구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지난해 2월 울산지법원장으로 부임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포럼 총평을 통해 “이 법원장의 사례는 위기에 부닥치더라도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 순응력, 성취욕,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면 얼마든 극복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사례”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한편 울산대 프레지덴셜 포럼은 오연천 총장이 대학의 발전적 운영방안 도출을 위해 교무위원, 단과대학장, 행정팀장 등 교직원 대표자들과 함께 저명인사를 초청해 위기극복 사례 등을 들으면서 토론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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