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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도발 주기 급격히 짧아져… 김정은 조급함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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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도발 주기 급격히 짧아져… 김정은 조급함 담겼다

입력
2017.09.0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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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두 번 핵실험ㆍ미사일 24회

올해에도 8월까지 미사일 18발

“핵 인정받은 후 협상 전략인 듯”

북한 6차 핵실험 하루 뒤인 4일 한 북한군 병사가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단둥에서 마주 보이는 신의주 부근 압록강변에서 쪼그리고 앉아 보트를 타고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단둥=AFP 연합뉴스
북한 6차 핵실험 하루 뒤인 4일 한 북한군 병사가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단둥에서 마주 보이는 신의주 부근 압록강변에서 쪼그리고 앉아 보트를 타고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단둥=AFP 연합뉴스

3일 감행된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목격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이렇게 빨리?”였다. 어마어마한 위력의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충격적 주장 못지않게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속도전이 국제사회가 감당하기에 너무 빠르다는 점이었다.

통상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패키지가 3년 주기로 이뤄지는 형태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6년 7월 북한은 대포동 2호를 발사하고 석 달 뒤인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그로부터 약 3년 뒤인 2009년 4월 은하 2호 발사 뒤 5월 두 번째 핵실험을 했고, 또 3년여가 지난 2012년 12월 은하 3호를 쏘고 두 달 뒤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벌였다.

그러나 2012년 김 위원장이 집권한 뒤 북한의 도발 주기는 급격히 짧아졌다.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은 다음달 곧바로 장거리미사일 광명성을 쏴 올렸고, 이어 9월 5차 핵실험에 나서며 1년 새 두 번의 핵실험 기록을 남겼다. 미사일 발사도 작년 한 해에만 24차례나 하더니, 올 들어서는 8월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 두 차례를 포함해 13회나 했고 미사일 18발을 날렸다. 3년 주기였던 핵ㆍ미사일 패키지 도발 패턴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조급증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사거리가 3,000㎞인 무수단 미사일(화성-10형)을 9번 발사해 고작 1번 성공했다. 지난달 29일 일본을 관통해 2,700㎞를 날아간 화성-12형은 무수단의 단점을 보완한 개량형이다. 신형 고출력 엔진(백두산 엔진)을 장착한 게 결정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3월 18일 백두산 엔진의 연소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3ㆍ18 혁명’이라며 엔진 기술자를 업어주기도 했다. 이후 5월에 화성-12형을 쏘고 7월에는 화성-14형까지 두 차례 쏜 것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4일 “ICBM 실전 배치 가능성이 커진 데 고무된 나머지 김 위원장이 개발을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두 번 거푸 성공해도 세 번 연이어 실패할 수 있는 게 로켓 시험 발사”라고 말했다.

조바심의 배경은 김 위원장의 핵 보유 의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 동결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던 아버지와 달리 김 위원장은 선(先)핵 보유, 후(後)협상 전략이 확실하다”며 “핵ㆍ미사일 능력을 빨리 고도화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미국과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을 벌이려는 게 김 위원장의 속내”라고 분석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3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6차 핵실험 결정을 논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3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6차 핵실험 결정을 논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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