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태평양에 도발 가능성”
하와이ㆍ알래스카 사이 해역 쏠 듯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인 9월 9일이나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쏠 가능성이 있다는 국가정보원 판단이 나왔다. 국정원은 또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 4번 갱도에선 언제든지 추가 핵실험이 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9월 9일이나 10월 10일에 긴장 정세를 조성하고 체제 결속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태평양에 추가로 정상각도의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전했다.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의 실제적 사거리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4,000~5,000km를 날려 하와이와 알래스카 사이 해역에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국정원은 특히 “새로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 발사나, 화성-12형(중장거리탄도미사일ㆍIRBM), 화성-14형(ICBM) 등과 관련된 북한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9ㆍ9절을 전후해 북한이 추가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군사 대비태세가 강화하고 한반도 긴장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IRBM을 정상각도로 발사, 일본 열도를 넘어 2,700㎞ 떨어진 북태평양에 떨어뜨린 바 있다.
국정원은 또 “풍계리는 당분간 6차 핵실험에 따른 정비활동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갱도가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풍계리 위치는 고도가 2,200m 가량 되는 만탑산으로, 거기 갱도를 (북한이) 전부 개발했는데 1번 갱도는 1차 실험 뒤에 폐쇄했고 2번 갱도에서 2~6차 실험을 했으며 3, 4번 갱도도 준비해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미군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깊이 고려해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송 장관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지난달 30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거론하며 “의원들과 일부 언론에서 전술핵 배치 요구가 강하니 정기적, 정례적인 억제 자산 전개를 한반도에 하는 게 좋겠다는 요구를 (최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에 했다”면서 “정례적 전략 자산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런(일부 의원과 언론 보도) 얘기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또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미군 폭격기가 비무장지대(DMZ) 인근까지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미국 측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미국 폭격기의 참가를 우리 측에서 부정적으로 봤다는 얘기가 있다’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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