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신문선 교수/사진=이호형 기자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월드컵 경기 해설을 위해 1998년과 2006년 두 차례 우즈베키스탄(우즈벡)을 찾았다. 그는 당시를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술이 바짝 다 말라 깜짝 놀랐다”며 “운동화를 신고 조깅을 했는데 호흡이 회복이 안 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중계로 찾았던 멕시코시티의 고산 지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떠올렸다.
4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학교의 인문캠퍼스 방목학술정보관 세미나실에서 ‘우즈베키스탄-완전 정복’이라는 토론의 장을 마련한 신 교수는 “우즈벡의 기후적 특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면서 “경기는 끝나면 그만이지만 데이터라는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을 쫓아가다 보니까 우즈벡이 60분대를 기점으로 다른 팀이 되는 데는 사막성 건조 기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즈벡은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 못지않게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홈에서 3승 1패, 원정에서 1승 4패다. 특히 홈에서는 전체 6득점의 66.7%(4득점)가 나왔다.
신 교수는 그 이유를 현지의 독특한 기후적 특성으로 꼽았다. 신 교수는 “분석을 하다 보니까 상대팀들이 그 시간대(60분대)만 되면 극심한 피로도를 느낀다. 우리는 환갑이 60세인데 그 사람들은 그렇게 오래 못 산다고 들었을 정도다. 이는 신태용(47) 감독이 숙지해야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 결과물은 뚜렷하다. 우즈벡은 홈 경기 기준으로 60분 전 1득점ㆍ1실점인데 반해 60분 이후에는 3득점과 무실점을 했다. 상대의 체력이 떨어져 회복이 안 되는 시점에서 빼어난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60분대 들어 유난히 강해지는 우즈벡이 힘쓰기 전에 몰아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진단이다. 신 교수는 “초반부터 강하게 가야 된다”면서 “이후를 도모하며 컨트롤할 능력이 안 된다. 45분은 소화할 수 있지만 그 뒤가 문제다. 감독의 전략적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1차전 때는 교체가 너무 늦었다. 신 감독이 현명하게 판단해서 신의 한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우즈벡 공략법으로는 197cm 김신욱(29ㆍ전북 현대)의 제공권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우즈벡은 공중 볼 경합 승률이 53%이지만 처리 능력은 미흡하다”면서 “센터백이 느리고 공중 볼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약점을 파고들면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 세트피스나 세컨드 볼 다툼 때 굉장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경우의 수를 대비해 무실점으로 승리하고 싶다”는 신 감독의 바람처럼 수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신 교수에 따르면 신태용호는 크게 2가지 패턴만 조심하면 된다. 짧고 빠른 패스 중심의 속공과 롱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다. 신 교수는 “우즈벡은 끊어서 역습 상황이 전환될 때 모든 공격수들이 일제히 상대 골문을 향해 위협적이다. 역습 중심의 우즈벡이 롱패스를 섞어 구사하는 건 길게 때려놓게 되면 허리 쪽 공간이 넓어져 역습 위험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신 교수는 “우즈벡을 분석하면서 과연 이 팀이 강팀인가 의문이 드는 점도 많았다. 체력ㆍ전술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이 절대로 안 떨어진다”면서도 “비겨도 올라간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이란전을 죽기 살기로 뛰는 모습에서 변화된 대표팀을 읽었다. 우즈벡은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총평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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