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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루이스, 한국 그늘 걷어내고 3년 3개월 만에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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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루이스, 한국 그늘 걷어내고 3년 3개월 만에 정상

입력
2017.09.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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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루이스가 4일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컵을 배경으로 활짝웃으며 셀카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테이시 루이스가 4일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컵을 배경으로 활짝웃으며 셀카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테이시 루이스(32ㆍ미국)가 한국 선수들에 가로막혀 무관에 그쳤던 긴 터널을 뚫고 3년 3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루이스는 4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ㆍ6,476야드)에서 막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 상금 13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전인지(23)가 1타 뒤진 2위로 시즌 5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의 LPGA투어 연속 우승 행진은 ‘5’에서 멈췄다.

루이스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를 만큼 수준급 선수이지만 2014년 6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3년 3개월 동안 우승컵에 손도 대지 못 했다. 2014년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평균 최저타를 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어즈 트로피를 동시에 품었지만 이후 루이스는 한국 선수들의 위용에 기를 펴지 못 하고 준우승만 12번 차지했다.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는 허미정(28ㆍ대방건설)에 막혀 2위를,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서는 박인비(29ㆍKB금융)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5년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는 양희영(28ㆍPNS)에게, 이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는 김효주(22ㆍ롯데)에게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때문에 루이스에게는 한국 선수만 만나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다는 인상이 늘 따라다녔다.

실제 파운더스 컵 대회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보인 루이스의 행동이 한국 골프팬들의 원성을 사면서 루이스와 한국의 악연은 더욱 골이 깊어졌다. 당시 그는 김효주(22ㆍ롯데)에 1타차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남은 홀은 단 하나. 루이스로서는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효주는 18번 홀 두 번째 샷을 홀 3m 거리에 붙여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루이스가 시도한 버디퍼트는 홀을 1.5m 지나쳐 김효주의 우승이 확실시됐다.

이런 경우 보통 2위 선수는 우승을 앞둔 선수에게 마지막 챔피언 퍼트를 양보하고 먼저 홀 아웃 하는 것이 예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시 루이스는 어깨를 들썩이며 김효주에게 퍼트를 먼저 하라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버디퍼트에 성공한 김효주가 우승을 확정 지었지만, 대회의 피날레는 루이스의 퍼트 장면으로 장식됐다.

루이스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을 허리케인 하비에 피해를 입은 텍사스주 휴스턴의 이재민 구호에 쓰겠다는 약속을 우승상금 19만 5,000달러(약 2억2,000만원)로 지키게 됐다. 루이스는 어린 시절을 휴스턴에서 보냈고, 지난해 결혼한 남편 제러드 채드월이 휴스턴대 여자골프부 코치로 일하고 있어 지금도 휴스턴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기부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이에 발맞춰 루이스의 후원사 KPMG 역시 우승상금과 같은 금액을 이재민 구호기금으로 내놓기로 했고, 그의 또 다른 후원사 마라톤도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139만 달러(약 15억7,100만원)에 이른다.

스테이시 루이스가 우승을 확정지은 후 캐디와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테이시 루이스가 우승을 확정지은 후 캐디와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루이스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남편 채드월과 껴안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무관에 머물렀던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그(남편)는 나의 모든 것을 함께 겪었다. 남편이 여기 와서 우승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무척 특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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