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꺾지 못하면 우리는 이 나라에서 축구를 끝내야 할 수도 있다."
한국전을 앞둔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 주장 오딜 아흐메도프(30ㆍ상하이 상강)가 4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사생결단 발언으로 동료들의 전투력을 고취시킨 아흐메도프는 ‘우즈벡의 기성용’이라 불리는 미드필더로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다. 그는 지난 3월 카타르와 최종예선 7차전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터뜨리는 등 A매치 84경기에서 16골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 ‘지한파’로 꼽히는 공격수 세르베르 제파로프(35ㆍ에스테그랄)와 알렉산더 게인리히(33ㆍ오르다바시)도 요주의 인물이다.
제파로프는 한국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과 성남일화(현 성남FC), 울산 현대에서 오래 활약했으며 게인리히(33)는 수원 삼성에서 뛰었다. 제파로프는 킥과 기술이 뛰어나고 국제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게인리히는 득점이 꼭 필요한 시점에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 해결사 역할을 맡는다. 신문선축구연구소가 우즈벡이 치른 최종예선 9경기의 기회창출 능력을 분석한 결과 제파로프 13회, 아흐메도프 9회, 게인리히 5회였다.
우즈벡은 후반 중반 이후 득점력이 뛰어나다. 신문선축구연구소에 따르면 우즈벡은 최종예선 9경기에서 넣은 6골 중 5골을 후반에 몰아 넣었고 그 중 4골이 후반 15분 이후 터졌다.
2015년 6월부터 우즈벡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삼벨 바바얀(46) 감독은 최근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우즈벡은 최종예선 초반 두 경기에서 연승을 달렸지만 이후 7경기에서 2승5패에 그쳤고 바바얀 감독은 경질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현지 교민은 “바바얀 감독은 축구 행정가 출신으로 흔히 말하는 지도자 코스를 밟아온 사람이 아니어서 우즈벡 팬들의 지지를 못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즈벡은 최근 안방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건다.
최근 3년 사이 16차례 홈경기에서 14승2패다. 최종예선 4경기에서도 지난 해 10월 이란(0-1 패)에만 졌을 뿐 3승1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이 최종예선 들어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로 고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49위, 우즈벡이 64위다.
타슈켄트=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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