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미래 사회 삶의 모습을 조망”
‘퓨처스(Futures).’
영어의 ‘미래’라는 추상명사에 에스(s)자가 붙은 이 단어는 ‘선물 거래’를 뜻한다. 미래의 가치를 사고 판다는 의미가 담긴 경제학 용어다. 그러나 8일부터 10월 23일까지 열리는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접목이 되면 그 뜻은 단순해진다. 말 그대로 미래의 복수형인 ‘미래들’이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의 주제이기도 한, 이 단어의 디자인적 용어 풀이와 함축적 의미에 대해 장동훈(59) 총감독이 4일 입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디자인을 통해 미래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그는 “기존 디자인비엔날레가 전시를 통한 문화, 예술적 담론 제시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이번 행사는 실용적이며 경제적인 성과창출이라는 디자인 본연의 역할에 맞는 작품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실제 그의 이런 방향 설정은 “오래된 미래(본전시1)”를 반추한 뒤 “미래를 디자인하자(본전시2)”, “미래를 창업하자(본전시3)”고 프로그램을 짠 것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에선 미래사회의 삶의 모습과 산업, 직업, 창업시스템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을 조망할 것”이라며 “단순히 디자인의 전시를 떠나 생활과 산업에 연계하고 일자리 창출도 하는 등 미래를 실용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번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한 전시로 ‘미래의 집과 도시’, ‘미래의 운송수단(자율주행 자동차)’, ‘미래 건강관리’, ‘미래 쇼핑라이프’ 등을 꼽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갤럭시 노트2와 201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갤럭시S3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던 장 총감독 특유의 디자인 가치가 묻어 나오는 대목이다.
친환경 실천 가치도 강조
“폐기물 없는 비엔날레 만들 것”
장 총감독은 ‘아시아 더 퓨처(Asia the Futureㆍ본전시4)’를 통해 서구적 시각에 길들여진 산업화 디자인에 대한 성찰도 풀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구 일변도의 산업화 디자인에 대한 대안으로서 아시아 디자인의 미래 가치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미래사회에서의 디자인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래 디자인은 환경과 자원과의 공존, 지속 가능한 디자인, 약자를 위한 배려와 나눔이라는 주제에도 집중해야 한다”며 “이번 전시 공간에는 재활용할 수 있는 배치를 통해 끝난 뒤에도 폐기물이 나오지 않는 친환경 비엔날레로 추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장 총감독은 “지역에 다녀보니 정말 좋은 곳이 많은데 관람객들이 지역에 머물다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며 “아무쪼록 많은 분이 이번 행사를 통해 즐겁게 구경하고 체험하는 동안에 미래를 위한 통찰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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