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가운데 7곳이 신규 채용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더 늘릴 계획이어서 올해 취업 문은 지난해보다 다소 넓어질 전망이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회사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500대 기업(2016년 매출 기준)의 신입 및 경력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209개사 가운데 74.6%가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 이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한 회사는 52.6%였고, 22%는 ‘지난해보다 늘린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의 비중은 19.1%였다. 지난해 조사 결과에 비해 ‘지난해보다 늘린다’는 응답은 10.6%포인트 늘어난 반면 ‘지난해보다 줄인다’는 응답은 29.5%포인트 줄었다.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기업 중 43.4%는 그 이유로 미래 인재 확보를 꼽았고, 업종 경기상황 개선을 꼽은 기업도 30.4%였다.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10.9%), 신규채용에 대한 사회적 기대 부응(2.2%) 등을 언급한 기업도 있었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만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기업이 58.9%, 지난해보다 늘린다는 기업이 13.9%로 72.8%가 지난해 규모 이상 뽑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줄인다는 기업은 20.6%였다.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비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 이상’으로 밝힌 기업의 비중은 17.1포인트 늘었다.
입사지원서에 지원자의 출신 지역이나 학력 등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거나 면접관이 지원자의 출신대학이나 전공 등을 모른 상태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을 채용하는 기업도 점점 늘고 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의 모든 이력사항을 모르는 상태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면접전형 블라인드 인터뷰’를 도입한 기업은 29.7%였고 15.8%는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49.3%는 ‘도입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블라인드 인터뷰를 도입한 62개사 중 71.0%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했고, 19.4%는 ‘일반 면접과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다.
아예 입사지원서에 출신 지역, 가족관계, 신체조건, 학력사항 등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한 ‘블라인드 채용’을 이미 도입한 기업은 24.9%, 도입 계획이 있는 기업은 18.6%였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62.7%)이 부정적 견해(28.2%)를 크게 웃돌았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올해 대기업 신규채용 상황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전망”이라며 “블라인드 채용은 공공기관에서 추진하고 있고, 대기업에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니 취업준비생들은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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