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극복 위해 투자비 지급
산업부 장관 “트럼프 발언 관련
한미 FTA 폐기 가능성 검토”
현대ㆍ기아차가 중국진출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2,500억원 규모의 투자비를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ㆍ기아차는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현대ㆍ기아차는 그간 5, 6년에 걸쳐 중국 내 협력업체에 금형설비 투자비를 분할지급 해왔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현지 부품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자 투자비를 선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는 자동차업계 애로사항을 듣고 투자 확대와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GM) 사장은 “GM은 전 세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성과를 강화할 수 있는 시장 중심으로 사업하고 있다”며 “여기에 한국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됐던 지엠의 한국시장 철수설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다만 카젬 사장은 “한국GM의 경쟁력과 비용 구조를 향상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담회 참석 완성차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통상임금 1심 소송 패소에 따른 임금부담을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통상임금 기준에 대한 법제화를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고,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노조원들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것에는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FTA 폐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FTA개정협상과 관련해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연장선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FTA 폐기를 언급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이를 검토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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