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
IFA서 미래 가전사업 방향 설명
“2020년까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투자 규모를 두 배 늘리고, 연구개발(R&D) 인력도 50% 이상 늘리겠습니다.”
LG전자 가전 사업을 이끄는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이 국제가전전시회(IFA)가 열리고 있는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투자액은 밝히지 않고 “정량적인 숫자보다는 정성적인 부분에서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고 인원을 보강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2배라는 표현은 이런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숫자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와 LG 올레드 TV 등 자사 제품의 연동을 처음 시연하고 자체 개발한 기계학습(딥러닝) 기술 ‘딥씽큐’가 적용된 잔디깎이로봇, 공항안내로봇 등을 전시했다. 이처럼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과 협업하는 한편 딥씽큐를 탑재한 제품과 서비스도 늘리는 ‘투트랙 전략’이 LG전자 스마트홈의 방향이다.
송 사장은 “앞으로의 세상은 하나의 플랫폼(구글 안드로이드)이 장악한 스마트폰 시대와 달리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며 서로 연결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LG전자 제품을 가장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타사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는 개방하고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부분은 자체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령 가전제품이 고장 났을 때 제품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 AI 기술은 가전 사업을 오랫동안 해 온 LG전자가 아마존, 구글보다 잘 만들 수 있는 만큼 이런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LG전자는 스마트홈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출시하는 모든 가전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인천국제공항에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을 시범 도입하며 스마트홈의 영역을 집 밖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해당 로봇은 평창올림픽 등 여러 곳에서 상용화 요청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사장은 “이번 IFA를 둘러보니 전체적으로 음성인식 기반 스마트홈을 완성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가고 있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준비하고 빨리 가는 게 따라 잡히지 않는 방법”이라며 한 발 앞선 기술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에도 과감히 나설 계획이다. 송 사장은 “시너지가 나는 부분이 있다면 M&A를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기업간거래(B2B) 전문 기업이나 우리에게는 없는 해외 유통망을 가진 곳, 독특한 기술을 보유한 곳 등을 위주로 찾고 있다”고 전했다.
베를린=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