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KIA의 경기. 1-7로 패색이 짙은 넥센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하성의 볼넷과 5번 장영석의 2루타로 무사 2ㆍ3루를 만들었다. KIA는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고종욱의 내야 땅볼과 이택근의 적시타로 스코어는 3-7. 바뀐 KIA 투수 심동섭이 이어진 1사 만루에서 1번 이정후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넥센의 반격은 거기까지인 듯했다. 그러나 서건창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졌고, 다시 꽉 채워진 만루에서 장영석은 KIA 다섯 번째 투수 김진우의 2구째를 통타해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총알 같이 흘러가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드라마 같은 역전 끝내기 적시타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넥센은 8-7, ‘케네디스코어’로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9회말에 6점 차를 뒤집은 건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90년 해태 등이 9회말에 극복한 5점이 총 네 번 있었다. 시즌 66승1무60패가 된 5위 넥센은 이날 나란히 패한 6위 SK를 1.5경기, 7위 LG를 3경기 차로 밀어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넥센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쳐 서용빈 LG 코치가 1994년 기록한 KBO리그 신인 최다 안타(157개)와 타이를 이뤘다.
반면 KIA는 또 다시 불펜이 무너져, 다 잡았던 6연승을 놓쳤다. 8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한 KIA 선발 헥터 노에시의 18승도 날아갔다.
후반기 최강팀 롯데의 상승세도 계속됐다. 4위 롯데는 부산 한화전에서 7-2로 승리해 5연승을 달리며 사실상 ‘가을 야구’를 예약했다. 2경기 차인 3위 자리도 넘볼 태세다. 롯데 4번타자 이대호는 5-2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승리를 확인하는 시즌 31호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이 홈런으로 100타점째를 채운 이대호는 올 시즌 1호 ‘30홈런ㆍ100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또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인 2009∼11년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로 4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했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10승(7패) 고지를 밟았다.
창원에선 NC가 LG를 5-0으로 셧아웃시키고 이틀 연속 영봉패를 안겼다. NC 모창민은 4회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NC 선발 제프 맨쉽은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11승(2패)째를 수확했다. LG는 지난 1일 잠실 넥센전 4회부터 이날까지 23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깊은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이승엽(삼성)의 다섯 번째 은퇴 투어가 열린 잠실에서는 두산이 삼성을 7-1로 제압했다.
한편 KBO리그는 전날 617경기 만에 3년 연속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700만 관중은 2015년 이후 3년 연속이자 처음 달성한 2012년을 포함해 통산 4번째다. 특히 올 시즌에는 지난달 10일 600만 관중을 넘어선 이후 23일ㆍ93경기 만에 700만 관중을 돌파해 역대 최단 기간 및 최소 경기 수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총 관중은 714만6,366명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