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아동 7명 등 식중독 증세
뒤늦게 불고기버거 판매 잠정 중단
맥도날드 햄버거의 식품 안전성 문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어린이 집단 장염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며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2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불고기버거 판매를 잠정 중단했으며 보건당국은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전북 전주시보건소는 지난달 25일 전주시 효자동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교회 교사와 어린이 등 8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여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시보건소에 따르면 이날 교회 교사와 유치원ㆍ초등생 등 15명이 해당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사먹고 이들 가운데 어린이 1명이 다음날 새벽 3시쯤부터 설사 증세를 보였다. 이후 함께 햄버거를 먹었던 또 다른 아동 6명과 성인 1명도 복통, 설사, 고열 등 장염 증세가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해당 매장에 민원을 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자 언론에 이를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전주 매장에서 소비자의 집단 장염 증세를 파악한 직후에도 보건당국에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맥도날드는 문제가 불거지자 2일 뒤늦게 전국 모든 매장에서 불고기버거 판매를 잠정 중단키로 결정, 뒷북조치 논란을 자초했다.
시보건소는 2일부터 맥도날드 매장에서 불고기버거와 식재료 등을 수거해 식중독과 햄버거 사이의 인과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장염 환자와 맥도날드 종사자의 가검물도 채취해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조사 결과는 이번 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완산구청도 원인 규명을 위해 매장 조리실 등의 위생환경을 점검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보건소는 같은 날 같은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사람이 확인되면 역학조사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맥도날드의 햄거버 안전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불고기버거를 먹은 4살 여자 어린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며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식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를 벌여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의 3.4배 많은 것을 발견했다.
맥도날드는 입장문을 내 “고객이 질병을 호소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전주 지역 매장을 이용했던 고객들의 발병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정부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에 판매 중단 등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