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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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사진=프로축구연맹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지 못하고 최종 10차전까지 끌려온 한국 축구 대표팀이 결전의 장소인 우즈베키스탄(우즈벡)의 타슈켄트에서 본격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우즈벡과 최종전을 관통할 키워드는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깰 날카로운 창이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5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우즈벡과 마지막 원정 10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4승 2무 3패(승점 14)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란(승점 21)에 이어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에 포진하고 있다. 그러나 3위 시리아와 4위는 우즈벡이 승점 12여서 최종전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 변동이 가능하다. 시리아는 이란 원정으로 운명의 10차전을 앞두고 있다.
중국이 우즈벡(1-0 승)을 잡아주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지난 이란과 홈 경기에서 본선 행을 확정하지 못한 신태용호가 자력으로 러시아로 가는 길은 우즈벡을 이기는 방법뿐이다. 신 감독은 “분석은 끝났다”며 “무조건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문제는 공격력이다. 대표팀은 전임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 때 원정 4경기에서 1무 3패를 했다.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0-1로 졌고 중국(6차전)에게는 창사 참사(0-1 패), 카타르에는 도하 쇼크(2-3 패)를 겪었다. 내용은 더욱 좋지 않았다. 2득점을 하는 동안 5골을 내줬다. 경기당 0.5골의 빈공에 시달렸다. 그나마 2골도 최약체 카타르전에서 나왔다. 화끈한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6만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이란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이 빚어졌다.
한국은 우즈벡과 역대 전적에서 14전 10승 3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원정에서는 2경기 연속으로 힘겹게 비겼다. 1997년 10월 타슈켄트에서 5-1로 대승하며 프랑스 월드컵 행을 확정한 뒤 2012년 9월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앞서 2005년 6월 벌어진 독일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1-1로 비겼다. 현지 텃세는 없지만 3만4,000석을 가득 채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의 열성적이고 일방적인 분위기는 극복 과제다.
골문 안으로 슛을 하나도 날리지 못한 이란전의 악몽이 반복되면 힘들다. 매끄러운 공격 작업을 위해서는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과 같이 날카로운 패싱력을 지닌 중원의 지휘자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그의 출전 가능성이 반반이다.
기성용은 지난 6월 최종 예선 카타르와 8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고 스완지시티로 돌아가 재활을 하다가 A대표팀 명단에 올라 합류했다. 기성용은 2일 진행된 단체 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해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개인적으로는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우즈벡전 당시 헤딩으로 자책골을 기록했던 경험이 있어 이번이 설욕의 기회다.
하지만 신 감독은 그에게 100%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몸 상태와 실전 감각, 호흡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회복 후 연습 경기를 2~3경기 뛰고 실전에 나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부상이 있을 수도 있다. 조금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다. 축구가 이 한 경기로 모두 끝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힘을 실어주면 고맙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기성용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대표팀의 득점을 책임질 손흥민(25ㆍ토트넘)과 황희찬(22ㆍ잘츠부르크) 등이 이란전에 비해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진다는 건 대표팀에 호재다. 신 감독은 “결국 공격수는 개인 능력이 중요하다”며 "우즈벡전은 경우의 수도 생각해야 해 무승부보다는 무실점으로 이기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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