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참여하는 행동지침 선포
문서에서 우월적 지위 표현 삭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갑질 문화 뿌리 뽑기’에 나섰다.
LH는 지난 1일 ‘갑을관계 혁신 행동지침’을 제정하고 전 직원 이행 선포식을 가졌다고 3일 밝혔다.
앞서 LH는 지난달 8일 경영혁신본부장 등 자체 전문가 36명으로 갑을관계 현장조사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건설ㆍ용역ㆍ시설ㆍ주거복지ㆍ보상ㆍ판매 등 전 분야에서 ‘갑을문화’를 초래할 수 있는 불합리한 규정이나 제도가 있는지 집중 점검했다. 또 부당한 갑을관계의 경험 여부와 구체적 사례 등에 대한 전직원 설문조사도 벌였다.
LH는 특별점검과 설문조사를 통해 ▦갑을관계 제도 혁신 ▦전 직원 인식 전환 ▦갑을 소통 강화의 3대 전략과 12개 세부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우선 ‘갑을관계 제도 혁신’에 따라 앞으로 모든 공사 문서에서 ‘갑’ ‘을’ 용어를 삭제ㆍ변경하고 우월적 지위를 담고 있는 표현인 ‘지시부’ ‘승인’ 등도 ‘업무연락서’ ‘합의 또는 승낙’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한 적정 대가 지급 합리화와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 개정 및 서류 제출 간소화를 통해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나가기로 했다.
‘전직원의 인식전환’을 위해선 '갑을관계 혁신 행동지침'을 만들어 이를 준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상호 존중 기업문화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갑을관계 개선 유공자에 대한 포상과 처벌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당한 ‘갑질’ 근절을 위한 예방지침 작성 및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갑을 소통 강화’ 차원에선 갑을관계 혁신 전담부서를 신설, 부당행위 등에 대한 정례적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직통으로 익명 핫라인을 구축해 신고자에 대한 보호도 강화할 계획이다. 객관적 시각을 갖추기 위해 임대주택 입주민 등 고객을 상대로 한 의견 수렴에도 나설 방침이다.
박상우 LH 사장은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이 곧 내가 존중받고 LH가 미래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공사 내·외부에 불씨처럼 남아 있는 부당한 갑을문화가 일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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