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정치 일선에 복귀하면서 안철수식 특유의 아재개그도 함께 여의도로 돌아왔다. “연대 얘기하면 고대 분들이 섭섭해 한다”, “안철수없당” 등을 포함해 웃기에는 조금 애매한 아재개그를 선사했던 안 대표는 취임 첫 개그로 ‘울버린’을 꼽으며 지지율 회복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연대 얘기하면 고대 분들이 섭섭해 한다”
안 대표를 본격적으로 아재개그의 대명사로 등극하게 한 발언이다. 해당 발언은 2014년 1월 무소속 의원이던 안 대표와 김한길 당시 민주당 대표의 회동에서 나왔다. 그해 6월 지방선거 야권연대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안 대표는 당 차원의 연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연대 얘기하면 고대 분들이 섭섭해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연대(連帶)라는 단어를 연세대학교의 준말로 치환하고 이를 고려대학교와 엮은 답변이었다. 그 후 안 대표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자꾸 저보고 연대를 하시라고 하는데, 저는 연대로 가지 않고 고대(그대)로 가다 보니 성대가 상했다”고 변주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철수없당·(더)불어터진당”
2015년 12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갈등으로 탈당한 안철수 대표는 해당 발언을 시작으로 ‘강철수’로 불리며 독자적 노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당시 기자단 만찬 자리에서 옛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꿔달며 새정치라는 구호가 빠진 것에 대해서 강도 높게 풍자했다. 안 대표는 온라인상의 각종 패러디물을 언급하면서 "지금도 재미있잖나. 더'불어', 또 ‘터진’”, “‘안철수없당’”이라며 웃었다.
“여긴 회를 진짜 먹고 있으니 진짜 회식이네요”
국민의당 창당을 전후로 안 대표에게 아재개그는 안철수식 정치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안 대표는 창당 준비에 한창이던 2015년 12월 광주에서 기자단 식사 자리에 먼저 찾아와 식탁에 올라온 회를 보더니 “이야. 여긴 회를 진짜 먹고 있으니 진짜 회식이네요. 하하. 아휴 썰렁해라”라고 농담을 건네며 자리에 착석했다. 2016년 4월 총선 때는 "식당이 3곳 있었는데 새누리식당에선 '다시 만들어 드릴게요, 죄송하다'고, 국민식당에선 '맛있는 음식 만들어 드리겠다'고, 더민주식당에선 '국민식당 가지 마세요'라고 했다고 한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어떤 분들은 저를 울버린에 비유한다”
대선 패배 이후 110일 만에 당 대표로 돌아온 안 대표는 자신을 울버린에 비유했다. 울버린은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놀라운 회복 능력을 갖춘 캐릭터다.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사건 등으로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국민의당과 자신을 울버린처럼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지난달 31일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는 제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 회복력이 좀 빠른 편”이라며 “목도 금방 정상으로 돌아오고 상처 난 것도 금방 낫는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저를 울버린 거기에 비유하곤 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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