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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야탑고, 창단 20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

입력
2017.09.0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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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국대회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야탑고 선수들이 김성용 감독을 헹가레치고 있다. 홍인기기자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국대회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야탑고 선수들이 김성용 감독을 헹가레치고 있다. 홍인기기자

김성용 야탑고 감독은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충암고와 결승전을 앞두고 “전국대회에서 준우승만 세 번 했는데 오늘은 욕심을 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는 일단 결승까지만 올라가자는 생각으로 준결승까지 전력을 올인했지만 이번에는 안배를 하며 레이스를 꾸려 왔다”며 자신감의 배경을 설명했다.

야탑고가 충암고를 2-1로 누르고 제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우승을 차지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야탑고가 충암고를 2-1로 누르고 제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우승을 차지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야탑고가 창단 20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야탑고는 이승관(3년)-안인산(1년)-신민혁(3년)으로 이어지는 마운드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철완’ 김재균(3년)이 버틴 충암고를 2-1로 꺾고 1997년 팀 창단 후 첫 정상에 올랐다.

2004년 황금사자기와 2011년 대통령배, 2013년 청룡기에서 준우승 한 번씩만 했고, 봉황대기에선 2010년 제40회 대회에서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윤석민(KIA), 오재원, 오재일(이상 두산), 김하성(넥센) 등을 배출하며 단기간에 강호로 올라선 야탑고는 이로써 명실 상부한 신흥 명문으로 고교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야탑고의 창단 감독으로 29세 때 부임해 20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김성용 감독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이영복 충암고 감독과는 홍익대 88학번 동기생으로 친구와 맞대결에서 ‘우승 감독’이라는 이름표를 새기게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네 번의 도전 끝에 전국대회 첫 우승을 했는데 20년 동안 야탑고를 위해 응원해주고 기도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수 변신 10개월 만에 에이스로 성장해 야탑고 돌풍의 중심에 선 이승관은 이날도 6⅓이닝을 4피안타에 4사구 2개,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책임지며 대회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결승 득점을 올린 전성재(3년)가 차지했다.

반면 봉황대기 통산 최다 우승 타이 기록(5회)에 도전했던 충암고는 야탑고의 마운드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네 차례 결승 진출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던 충암고는 ‘결승 진출=우승’ 공식도 처음으로 깨졌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우승을 차지한 야탑고 선수들에게 시상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우승을 차지한 야탑고 선수들에게 시상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야탑고는 예상대로 이승관을 선발로 내세운 반면 충암고는 이번 대회에서만 쉴새 없이 공을 뿌린 에이스 김재균을 잠시 쉬게 하고 김동제(3년)을 먼저 투입했다. 야탑고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1회말 공격에서 1사 후 전성재의 좌중월 2루타로 기회를 잡은 뒤 김태원(2년)의 중전 적시타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1ㆍ3루에서는 길지석(1년)의 우전안타로 2-0을 만들었다. 다급해진 이영복 감독은 어쩔 수 없이 김재균을 또 조기에 불러냈다. 그리고 김재균은 8회까지 야탑고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하는 괴력을 뽐냈다. 하지만 충암고도 높은 야탑고 마운드를 끝내 공략하지 못했다. 충암고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1-2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 양우현(2년)이 내야 땅볼을 치고 상대 악송구 때 3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 아웃 된 것. 하지만 중계 화면에 명백히 양우현의 발이 먼저 3루 베이스에 닿았다. 이영복 감독이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비디오 판독이 없는 고교야구에서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제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충암고와 야탑고의 결승전에 앞서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이 시구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제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충암고와 야탑고의 결승전에 앞서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이 시구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한편 이날 시구는 이준희 본보 사장이 맡았고, 양 팀 재학생과 동문 1,200여명이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벌였다. 올 시즌 고교야구 마지막 대회인 봉황대기는 21일 간의 열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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