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90주년을 맞아 1일 열린 '방송의 날' 행사에 이어 4일 '한국방송대상' 시상식도 파행을 빚게 됐다. 한국방송협회(방송협회)에서 주관하는 이번 시상식은 사상 처음 녹화로 진행된다. 1일 오후까지 편성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와 MBC의 동시 총파업 예고 사태로 방송협회의 위상이 흔들릴 조짐이다.
4일 서올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제44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녹화 방송으로 진행된다. KBS 1TV로 생중계될 예정이었지만, KBS와 MBC가 같은 날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 송출 등 문제가 생긴 탓이다. KBS는 녹화 방송 편성을 잡지 못했다.
역시 방송협회 주최로 7일 열리는 제12회 서울드라마어워즈(SDA)도 유례 없이 녹화로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55개국에서 266편을 출품한 대형 국제행사가 위기를 맞은 것이다. 더불어 SDA 시상식은 KBS에서 8일 오전 8시에 방송하기로 해 체면을 구겼다. 방송 관계자는 "평일 오전 시간에 시상식을 편성하면서 12년 역사의 시상식 의미가 퇴색했다"고 말했다.
'SDA'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서울시청이 후원한다. 그러나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1일 방송의 날 행사에 이어 4일 행사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참석도 불투명해 한국방송협회가 촉각을 곤우세우고 있다.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 방송 KBS MBC SBS EBS이 회원사다. 현재 고대영 KBS 사장이 협회장이다.
1일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방송의 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도종환 장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불참해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에게 경고를 보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