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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현장]유리상자, 20년이 흘러도 사랑받는 그들만의 정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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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현장]유리상자, 20년이 흘러도 사랑받는 그들만의 정서(종합)

입력
2017.09.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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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상자가 1일 열린 음감회에서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제이제이홀릭미디어 제공
유리상자가 1일 열린 음감회에서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혔다. 제이제이홀릭미디어 제공

남성 듀오 유리상자가 그들만의 정서가 담긴 음악으로 사랑 받으면서 어느새 20주년을 맞았다.

유리상자는 1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에서 20주년 기념 앨범 '스무살' 발매 기념 음감회를 열고 결성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히고 지난 날을 회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리상자는 20주년을 기념해 총 10곡으로 구성이 된 앨범을 이날 오후 6시 공개한다. 대중적으로 많이 사랑을 받은 '사랑해도 될까요', '순애보', '처음 주신 사랑', '좋은 날', '신부에게' 5곡을 다시 편곡해서 수록했으며 타이틀곡 '선물'을 포함한 5곡의 신곡이 더 실렸다.

신곡들 역시 그동안 유리상자가 부른 음악색을 이어가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들이다. 유리상자 특유의 음악 감성에 대해 이세준은 "우리들의 취향이 왜 변하지 않겠나. 취향이 있고 욕구가 있는데 혼자가 아니고 둘이니까 둘 사이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이 그 정서였다"며 "지친 적도 있기는 한데 솔로 활동이 다른 욕구를 많이 해소해주는 것 같다. 유리상자와는 조금 다른 음악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다 보면 다시 유리상자의 음악이 애틋해지고 하고 싶어진다. 좋은 작용을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승화는 "7집 때 마이너 발라드를 했다. 나름 열심히 홍보를 했는데 처참했다. 우리에게 안 맞는다는 걸 그때 알고 우리는 끝까지 유리상자 표 음악을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요즘에도 발표하는 곡을 보면 달달하고 사랑스럽고 밝은 느낌의 곡을 선곡을 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20년 간 음악을 함께 해왔지만 큰 고비는 없었다. 박승화는 "우리 둘끼리는 그런 일이 유독 없었다. 남자 둘이 팀을 이어가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고 중간에 회사 문제가 있어서 잠깐 붕 떴을 때가 있다. 그때 방황 아닌 방황을 1년 정도 했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알아서 이어진 걸 보면 유리상자 이름으로는 편하게 계속 활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은 유리상자의 롱런 비결이다. 박승화는 "유리상자를 이렇게 한 것만으로도 고맙다. 더 히트하고 더 반짝이려는 욕심은 사실 없다. 대중과 함께 쭉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다"고 말했다. 이세준 "꿈이 현실과 괴리감이 크면 돌아오는 건 상실감과 좌절이지 않나. 만약 신인 가수라면 원대한 포부를 갖고 정상을 향해 매진하는게 도리겠지만 메가히트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에서 편하게 음악을 하는 게 좋다. 치열하게 뛰어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 이세준은 "유리상자가 소위 잘 나가던 시기를 겪은 후 완만한 하락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어떤 가수들은 그걸 못 견디더라. 우리는 공연장이 작아져도 아쉬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는다. 예전만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행이다"며 "그때에 비하면 작은 소극장이고 날짜도 적어지고 횟수도 적어졌지만 이렇게 사는 것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생각이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앞으로의 유리상자에 대해 박승화는 "하나 이루고 싶은 건 1000회 공연이다. 세봤더니 700회가 넘는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20년을 상상하지도 못했다. 아직까지도 800회가 채 안 돼서 놀랐다. 앞으로 몇 년을 더 해야 1000회를 맞이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이세준은 "대한민국 남자 듀엣 중 20년동안 멤버 교체 없이 활동 중단 없이 불화 없이 꾸준히 해온 팀이 기억하기로는 없는 것 같다. 이걸 꾸준히 이어가서 둘 중 한 명이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리상자는 20년 전 첫 공연을 했던 대학로 학전 블루에서 총 3회에 걸쳐 공연을 진행한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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